1. 대선주자들의 신천지 사냥
2019년 연말, 처음 중국 우한에서 보고되어 확산하기 시작할 적에는 그 진원지 이름을 따서 흔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Wuhan Coronavirus 라 하다 문제가 많은 명칭이라 해서 나중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COVID 19, 한국에서는 코로나 19로 명명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Novel Coronavirus 는 이내 중국을 떠나 한국에도 상륙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급속한 속도로 번지기 시작했으니, 그 와중에 느닷없이 개신교 계열 신흥교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약칭 신천지가 등장해, 그 확산에 지대한 공로를 세운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가뜩이나 기성 기독교 교단은 물론이고, 일반에도 흔히 '이단'이라는 딱지가 붙은 마당에, 이런 재앙에는 언제가 그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그런 심리도 없지도 않을 터이므로, 그런 심리까지 범벅이 되어 신천지는 이른바 공적公敵으로 내몰렸으니,
가평 평화의궁전 들이친 경기지사 이재명
마침 이 사태는 대권 전쟁과도 맞물려, 특히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신천지 사냥을 통해 대권주자로 우뚝 서려는 움직임과도 썩 무관치 않은 사태로 방향을 틀게 되니,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광역자치단체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라, 바이러스가 확산일로를 보이자 이들은 관할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신천지 관련 시설들을 과감히 폐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확고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교단을 창시하고 교단에서는 절대의 권위를 행사하는 이만희 총회장을 향한 추격 전쟁을 전개했으니,
코로나 전쟁을 선언한 서울시장 박원순
꼭 이런 움직임이 아니라 해도 무엇보다 소위 일반 여론도 신천지에 대해서는 싸늘하기 짝이 없어, 이런저런 압박을 다각도로 가하는 중이었거니와, 그 핵심은 첫째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는 것이며, 둘째 그들이 그것을 퍼뜨리는 종균種菌, 혹은 숙주宿主이며 셋째 그럼에도 이들은 신도가 누구인지, 관련 시설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를 꽁꽁 숨기는 까닭에 바이러스가 박멸할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그런 믿음들이 응축한 결과였으니, 그런 각종 의혹 혹은 비난이 자연 이만희 총회장을 향하는 중이었으니, 이래저래 그는 어떤 식으로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는 형국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2. 모습 드러낸 이만희
일반에서는 흔히 이만희를 교주로 부르며, 언론에서도 흔히 그렇게 표기하지만, 이런 표기에 신천지 교인들은 극렬 반대하거니와, 나 역시 종교를 담당하는 부서인 문화부 부장으로서, 이런 항의 전화를 여러번 받았거니와, 요약하면 신천지에는 교주는 없으며, 이만희 씨는 정식 직함이 총회장으로 부른다는 것이어니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신천지가 소위 몸통으로 등장하면서, 줄곧 행적이 드러나지 않은 채 교인들한테 보내는 메시지 형식으로 간간히 흔적을 비추는 정도에 불과했으니, 그런 가운데서 신천지는 대변인 이름으로 두어 차례 이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는 정도였으니, 그러던 신천지가 앞서 말한 저와 같은 유무형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가 직접 나서 마침내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기자회견을 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2일 오전부터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사태는 급변해서 마침내 이만희 씨 기자회견을 공포하기에 이른다.
이 소식을 연합뉴스는 2020년 3월 2일 월요일 오전 11시 24분 54초에 송고한 <신천지 "이만희 참석 기자회견 검토…장소 물색 중">이라는 제하 기사로 서울과 의정부발로 전했으니, 문화부 종교 담당 양정우 기자와, 경기북부본부 권숙희 기자 이름으로 작성한 이 기사는 전문은 다음과 같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2일 "(기자회견) 장소 해결이 어려워 오늘은 (기자회견이)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자회견을 한다면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와서 한다"고 밝혔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기자회견을 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장소를 고려(섭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습 회견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몇 시간 전에 기자들한테 알리고 기자회견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에도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장소 섭외가 어렵다며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입장 발표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다가 대략 20분 정도가 지나서 양정우 기자가 작성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오후 3시 가평 평화의궁전서 회견"(종합)> 제하 기사가 같은날 오전 11시 44분 17초에 송고된다.
장소 물색에 우여곡절이 있었던 듯, 특히 이재명이 오야붕으로 있는 경기도에서는 여러 제약을 가한 모양이어니와, 결국 기자회견은 가평에 있는 신천지 본산격인 평화의궁전 대문 앞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이뤄지게 된다.
3. 아수라장으로 변모한 기자회견장
이 기자회견 업무부장은 연합뉴스에서는 대략 이런 식으로 이뤄졌다. 기자회견 장소가 가평이니, 우리 공장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을 전담하는 전국부 산하 지역본부 중에서도 가평 지역을 커버하는 경기북부본부와 종교를 전담하는 서울본사 문화부가 당연히 맡아야 했다. 기자회견 현장은 지역본부에서 취재기자 둘을 보내고, 사진기자 1명은 서울본사에서 가기로 했다.
속보성 한 줄짜리 기자회견 스트레이트와 현장 분위기는 당연히 현장을 지키는 지역본부, 그리고 관련 종합과 관련 박스 등등은 문화부에서 전담하는 것으로 업무분장을 했다. 이런 큰 사안은 당연히 생중계가 있을 예정이니, 꼭 현장을 가지 않더래도 저와 같은 기사를 작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이런 현장은 외려 현장에 있는 기자일수록 즉각적인 기사처리가 어렵다. 통신사정과 사안이 시시각각 변하는데 따른 대처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이런 사안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생중계를 시청하는 기자가 쓴다.
결과로 보면, 결국 이는 어그러지고 말았다. 생중계 지켜본 사람들을 알겠지만, 현장 분위기가 아수라장이었다. 이만희 총회장이 워낙 고령인 데다, 마스크까지 쓰고 나오는 바람에다가 신천지에 자식을 빼앗겼다면서 기자회견 내내 고성을 지르는 몇몇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잘 들리지 않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 것이다. 결국 문화부에서 한줄짜리 스트레이트를 내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한줄짜리 기사가 들어오기 시작할 적에 나는 전국부에 가서 노닥이는 중이었다. 한데 느닷없이 전국부에서 "아니, 왜 스트가 문화부에서 들어와? 이건 우리가 하기로 하지 않았어?" 하는 거 아닌가? 연합뉴스 기사는 철저히 부 단위로 생산되는 까닭에, 이런 사안처럼 여러 부가 겹칠 때는 기사 작성 단계에서 관련 부서 '공유'를 거는데, 이런 공유를 건 상태라야만 다른 부서에서 그 작성기사 열람이 가능하다. 그걸 보고 전국부에서 저리 반응한 것이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현장 분위기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까닭에 애초 업무분장이 어그러져 저리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현장기자들끼는 이런 분장이 공유된 상태였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제아무리 계획이 훌륭하다 해서 꼭 그리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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