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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썩어문드러진 물흙, 그것을 둘러싼 이율배반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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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땅 갯벌



2021년 유네스코가 한반도 서남해안 갯벌을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반복으로 그 가치로 강조한 말이 생물다양성 biological diversity 였다.

갯벌은 그런 까닭에 무수한 바다생물우 서식처이며 이에 말미암아 철새 도래지의 보고라는 등식을 제시했다.

갯벌이란 무엇인가? 썩어문드러진 물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갯벌이 뭐 대단한 듯이 선전하나 실상 이런 물흙은 우리한테 흔해 빠져서 모든 저수지 물 웅덩이 댐 바닥, 그리고 무엇보다 벼농사 무대인 그 무수한 논바닥이 실은 뻘흙이다.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구분은 그것을 침전케 하는 물이 소금물인가 아닌가에 있을 뿐이라 썩어 문드러져 악취 혹은 비린내 진동하는 흙이라는 특징은 공유한다.


모기 천국



갯벌이 생물다양성 보고로 꼽히는 힘은 그 흙이 썩어문드러져 흐물흐물 진흙탕이라는 데 말미암는다.

우리가 이제 작금 환경론 그 주축을 의심하는 힘은 바로 이 특성에서 비롯한다.

똑같이 썩어문드러진 물흙인데 왜 갯벌은 생물다양성 보고라 해서 찬미하면서 똑같은 육지 뻘은 왜 지탄의 대상인가 하는 점을 물어야 한다.

고부양화? 녹조? 저들이 말하는 그 가장 심각한 저 환경문제는 실상 사대강 사업이 이룩한 보가 아니라 실상 이 땅의 모든 논이다.

한여름 푹푹 찌는 열기에 논바닥 들어가 본 적 있는가? 그 논바닥이 풍기는 썩어가는 물흙이 내뿜는 냄새가 바닷가 갯벌이 풍기는 그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갯벌? 그 냄새 결코 나한테는 생소가 아니다.

함에도 똑같이 썩어문드러져 악취 혹은 비린내 잔뜩하는 흙인데 왜 바다 썩은 흙은 생물다양성 보고라 해서 상찬 일색인데 육지 뻘은 왜 환경파괴의 참상이라 해서 지탄 받는가?

맑은 물엔 고기가 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맑은 물이 항시 흐르는 곳에선 벼가 죽어버린다.

물은 썩어야 거름이 된다. 우리는 그 썩은 물이 선사한 축복 없이는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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