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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위대한 유산? 무수한 땜질의 소산일 뿐 존속한 위대는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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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리스 아데나이를 여행 중인 장향실 선생이 아크로폴리스 아래 제우스 신전 지금 풍광이라 담은 몇 컷 중 하나라 보니 자빠진 신전 기둥 하나를 세우는 중인 듯 아시바 잔뜩 씌워 놓은 저 구역이 그것이라

팬데믹 이전 내가 저 현장을 갔을 때만 해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적어도 저 현장 어디에서도 간취하긴 힘들었지만 세울 거 같다는 느낌은 짙었다.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Ναός του Ολυμπίου Διός,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무너진 기둥이다. 대개 그리샤 로마 현장 보면 고추선 기둥 아니면 동강난 쪼깍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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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줄에 묶인 제우스

철사줄에 묶인 제우스

아크로폴리스 아래쪽...맨 뒤에 첨부하는 지도를 보면,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에서 약간 남쪽으로 치우친 지점 동쪽에 위치하는(아크로폴리스에서 잘 보이며, 실제 이곳에서 슬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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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살피니 저 인근에 선 원기둥들도 모조리 자빠진 석재들을 도로 세운 흔적이 곳곳에서 간취된 까닭이다.

인근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도 그렇고 멀리 로마 콜로세움도 예외는 없어 지금 보는 그 위용은 무수한 근현대 땜질이 이룩한 성과일뿐, 애초부터 위대한 유산이란 있을 수가 없다.

제아무리 그것이 등장한 시기에 위대한 건축물로 등장했다한들, 그것이 제우스신을 위한 봉헌물이건, 로마 제국의 위대함을 선전하는 대건축이건 그 위용이 언제까지나 존속할 수는 없는 법이니, 무엇보다 그것이 제아무리 위대한 것이었던들 소용을 다해버리면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

저 콜로세움만 해도 로마제국이 사라지고 나서는 무엇에다 써먹는단 말인가? 거추장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내가 항용 말하듯이 로마제국의 유산? 그딴 게 어디 있단 말인가? 로마에 가도 그 위대한 유산은 모조리 지하 10미터까지 내려가는 지하에 쳐박혀 신음할 뿐이어니와, 지금 보는 그것은 편린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편린이란 것들도 실상 켜켜한 세월이 축적한 무수한 땜질이 존속한 힘이다.

2017. 7. 29 당시 모습



콜로세움은 지금도 곳곳에서 땜질 중이며, 그나마 로마 제국 직접 유산이라 할 만한 것으로 거의 유일한 판테온이 로마시대 그것인 줄 아는가?

개소리라, 판테온이 살아남은 까닭은 로마시대에는 만신전萬神殿으로, 이후에는 가톨릭교회시설로 전용하면서 없애기는 아깝다 해서 땜질에 땜질을 거듭한 까닭이지, 그것이 위대해서 살아남은 줄 아는가?

로마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2천년이 되도록 끄떡없단 말인가? 끄떡없는 유산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건축술이 위대해서 살아남아? 어떤 놈이 그딴 소릴 한단 말인가? 살아남은 이유는 오직 요행이 있을 뿐이다. 판테온처럼 요행으로 선택되어 다른 삶을 산 까닭에 살아남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렇게라도 살아남은 저들을 향해 우리는 너는 땜질이라 해서, 아니면 판테온이 그런 것처럼 변절했다 해서 손가락질을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품은 무수한 세월의 켜켜한 땜질과 변절 그 자체가 한편으로는 안쓰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위대하지 않는가?
그 안쓰러움과 변절을 우리가 품어야지 않겠는가?

엇따대고 너는 변절했으므로, 너는 땜질이므로 그것이 순수함을 훼멸했다 해서 잡물 오물 취급하고는 떼어버려야 하겠는가?

다시금 주장하지만 한국 문화재 현장을 배회하는 원형이라는 말이 망령인 까닭이 이에서도 분명하다.

그것이 망령인 줄 알면서도 이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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