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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아이한테 밥을 먹일 땐 입을 벌리는 법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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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서 아기 원숭이 우유먹이는 장면을 포착한 우리공장 사진 중 하나인데, 먹이는 친구보다 더 뒤에서 입을 벌린 채 쳐다보는 아이가 아래 어우야담 일화를 단적으로 보증한다. 연합DB.



옛날 그림 중에 신묘한 필치라 일컫는 것이 있어 노인이 어린 손주를 안고 밥을 떠 먹이는 장면을 묘사했다. 신비로운 채색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지만 강정대왕(성종)이 보고는 말했다. 


"이 그림이 좋기는 하다만, 어른이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는 반드시 그 자신도 입을 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다물고 있으니 화법이 걸러먹었다."


이로부터 마침내 버러진 그림이 되고 말았다. 


이 분 등장하면, 이 블로그 열독률 절반 이상이 떨어질 터인데, 아무튼 참고자료라고 어여삐 여겨주시기 바란다. 연합DB.



조선 중기 걸출한 이야기꾼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정리한 야설(野說) 모음집인 《어우야담(於于野譚)》 중 학예(學藝)편이 수록한 그림 감식안과 관련한 일화 중 하나다. 


이 대목을 접하고는 나는 과연 그랬는가? 혹은 지금도 그런가 생각해 보고는 무릎을 쳤다. 아이한테 밥숟가락 떠 준다 해서 꼭 그 먹이는 사람이 입을 벌리라는 법은 없지만서두, 그래도 빙그레 웃게 된다. 


이 이야기는 세종시대 화단을 장악한 화사(畵師) 안견(安堅)의 감식안을 둘러싼 일화 한 편과 같이 소개됐거니와, 내친 김에 안견 관련 일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미사일 발사 장면 쳐다보는 김정일 위원장. 목덜미가 접혔다. 연합DB.



옛날 중국에서 뛰어난 그림을 사온 사람이 있었다. 큰 소나무 아래서 어떤 사람이 얼굴을 쳐들고 소나무를 바라보는 장면을 포착한 것으로, 신채(神彩)가 마차 살아있는 듯 했다. 세상 사람들이 천하의 기이한 솜씨로 여겼지만, 화사 안견이 말했다. 


"이 그림이 비록 좋기는 하다만, 사람이 얼굴을 쳐들면 목덜미에 반드시 주름이 잡히게 마련이다. 이 그림에는 이것(주름)이 없으니, 그림 뜻을 크게 그르쳤다." 


이로부터 이 그림은 결국 버려진 것이 되고 말았다. 


발사한 미사일 쳐다보는 김정일 위원장. 목덜미가 접혔다. 연합DB.



무심하게 이 대목을 보았을 적에는 선뜻 동의가 어려웠다. 목주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한데 한번 더 살피니 목덜미 아닌가? 


이 일화를 통해 볼 적에 안견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그 시대 화단의 영수였던 듯하다. 그의 감식안으로 그림값이 정해졌으니, K옥션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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