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판사가 완성한 우리말 아함경…16권짜리 아함전서 출간
송고시간 | 2019-11-29 16:51
한산 김윤수 씨 8년에 걸쳐 완역…"우리말 아함경 완성한 것에 보람"
2008년의 김윤수 선생인데 지금은 달라졌을 듯
김윤수 선생을 난 만난 적은 없다. 다만, 그가 초인적 일을 해낸다는 것만은 안다.
어쩌다 이 길로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미친 듯한 불경 번역 작업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아함 경전들을 손댔다 보다. 이름하여 《아함전서阿含全書》(운주사)라 했다는데, 아함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경전들은 모조리 손댔나 보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중아함경中阿含經》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잡아함경雜阿含經》을 총 16권으로 출간했으니, 첨부 사진을 보니 2권인 장아함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 4권으로 구성한다.
이 양반 평소 성향이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난 모양이라 저 보도에 의하면 그의 번역은 "상세하고 방대한 주석을 단 것이 특징"이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불교 공부에 뜻을 둔 지 20년, 아함경 번역에 착수한 지 8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서야 아함전서"를 완성했다는데, 그 노고에 거듭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들 아함 경전이 한역되기는 아주 오래전이라, 이미 위진남북조시대에 그 완역본들이 선보이거니와, 그럼에도 전통시대에도 그렇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에서는 줄곧 홀대에 가까운 무시를 받았으니, 그도그럴 것이 이 아함경전은 흔히 알려졌듯이 현존하는 불경들 중에서는 석가모니 육성에 가장 가깝다 평가는 되는 까닭에 동아시아 불교문화 대세를 점거하는 후대의 대승불교와는 전연 결을 달리하는 까닭이다.
동아시아 불교가 대승 일색으로 흐른 마당에, 그에 견주어 이른바 소승불교의 절대적 근거라는 아함경들이 환대받을 리 있겠는가? 그러다 남방불교 바람이 근자 거세게 불면서 아함이 재발견되는 시점을 우리는 산다.
대승 소승을 이 분야 전업적 연구자들이 잡다스레 규정하기도 하지만, 석가모니를 초능력자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가장 간단하게 갈라진다. 물론 아함에서도 석가모니가 그런 능력을 보이는 듯이 기술한 대목이 없지는 않으나, 훨씬 인간적이라 지금의 우리와 상당히 가까운 그런 느낌을 준다. 견주건대 공자 같은 사람이다. 공자 봐라. 이 사람은 조금 똑똑할 뿐, 우리랑 다를 바가 전연 없는 사람이다.
아함경에 보이는 석가모니가 그러하다. 반면 대승불교가 주물한 석가모니는 울트라캡숑 어벤져스 군단을 다 합친 것보다 능력이 세고, 알라신 야훼를 합친 것보다 올마이티하다.
더불어 대승경전들은 그 출처가 매우 의심스런 구석이 적지 아니해서, 어떤 요소가 인도권에서 유래하며, 어떤 것들이 지역 문화권에서 흡소 새로 등장한 것인지를 절대로 가늠하는 준거가 나로서는 바로 아함이다. 물론 아함에 보이는 모든 요소가 인도문화권에서 유래한다 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내 경험으로 보건대 내 저 잣대가 거의 다 통용함을 보았으니 그런 대로 효과가 없다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작업을 해 내고, 그 이전에 이보다 더한 번역물을 쏟아낸 김윤수 선생은 저 기사에서도 언급하듯이 판사출신이라는 경력이 언제나 부각하는데, 글쎄 판사보다는 역승譯僧이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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