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째 무승' 아스널, 에메리 감독 경질…융베리 감독대행
송고시간 | 2019-11-29 21:23
에메리 감독 경질을 발표하는 아스널 홈페이지
아스널이 결국 우나이 에미리 감독을 경질했다. 그의 감독 부임을 탐탁치 않게 바라본 나로서는, 그리고 계속 그의 경질을 바란 나로서는 이번 결정이 너무 늦었다고 본다. 그래도 늦게나마 엎어진 물을 도로 담겠다는 심정으로 저리 결정했으니, 막상 짤린 에메리를 보고는 마음 한 켠이 짠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벵거를 대체할 인물로 그를 선택했고, 갖은 구설에도 꾸역꾸역 그의 제제를 연명하려 한 스탄크뢴케 구단주를 포함한 아스널 보드진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들지 아니한다.
비록 회원은 몇명 되진 아니하나, 페이스북 구룹 중에는 코스널이라 해서, 아스널을 아끼는 구너스 응원단이 있어, 내가 그에서 가끔 활동 중이기는 하거니와, 이 열성팬들이 움직이는 이 그룹은 벵거 사임 이후 전연 활성화를 모르니, 이유는 간단하다. 에메리 체제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에서는 성공을 발판으로 그보다 더한 명문 구단으로 진출한 에머리는 내 보기엔 고질적인 선수기용과 전술 운영에 문제가 있어, 말도 되도 않는 고집불통이 있었으니, 그런 불통이 기어이 아스널을 파국으로 내몰고 말았다.
선수단과 부닥쳐 살아남은 감독은 없다. 혹자는 20년 이상 장기체제를 구축한 알렉스 퍼거슨과 아르센 벵거를 거론하겠지만, 내가 알기로 이들이 선수들과 부닥치지는 않았다. 반란은 아예 때려잡아 베컴을 향해 축구화를 던져버린 퍼거슨이 히틀러형 독재자였다면, 벵거는 그와는 전연 결이 달라, 품고 가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장기독재를 구축한 저들도 선수단과 부닥치는 일이 있을 수는 없었다.
함에도 에메리는 가는데마다 선수단과 부닥쳤다. 아스널 체제에서도 그는 그 심장과도 같은 외질을 마뜩한 이유도 없이 벤치로 밀어내고, 기어이 아예 벤치 명단에서조차 제외했으니, 팬들은 그에 분노했으며, 그런 분노는 선수단 내부 갈등과 겹쳐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아스널이 최근 7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했지만, 그제 프랑크푸르트전 유로파리그 홈경기를 포함해 나는 선수들의 태업을 봤다. 이미 선수단 장악에 완전히 실패해 감독과 선수가 따로 놀았으니, 그에 바로 앞선 경기에서 그것도 홈경기에서 질질 끌려가가 후반 연장 6분에 터진 알렉산드르 라카제트 동점골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강등권을 헤매는 사우스샘턴과의 이 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아스널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그 골을 넣은 라카제트는 전연 골 세레머니가 없었으며, 다른 선수들도 전연 반응이 없었으니, 이미 이때도 선수단과 감독은 불신을 거듭해 운동장에 띄는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아니한다는 단적인 보기였다.
비단 그뿐인가? 나는 최근 극심한 아스널의 부진 중 상당수가 선수들 태업에 기인한다고 본다. 운동장에 뛰는 그 어떤 선수도 열의라고는 눈뜨고 찾을 길이 없었다.
이런 부진을 단순히 20년 벵거 체제의 붕괴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혹은 비슷한 사례로 거론하는 퍼거슨 은퇴 이후의 맨유 사태와 견줄 수는 없다고 본다. 물론 선수 영입에 짠돌이를 자랑하는 보도진 역시 책임을 피할 길은 없겠지만, 아무튼 저런 눈에 드러난 것만으로는 최근의 몰락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제 관심은 그 후임이 모아지거니와, 글쎄 불타내리는 집에 누가 들어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아니드는 것도 아니지만, 이젠 확실히 검증된 그런 후임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 싶다. 듣자니 직전 역시 성적 부진으로 짤린 포체티노까지 거론된다 하는데, 이 카드도 나는 괜찮다 보지만 본인이 어찌 반응할 지는 모르겠다.
과거 포체티노 언론 인터뷰 중에 기억나는 대목이 있는데, 에스파뇰 감독을 지낸 그가 에스파뇰 감독 출신인 그가 바르셀로나에 갈 수는 없듯이, 같은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 감독인 그가 아스널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스포츠 세계에서도 역시 반드시 안되는 일은 없다.
아무튼 포체티노건 알레그리건, 이런 어수선함을 빠른 시일내에 바로잡을 감독이 왔으면 싶다. 왜?
난 gunner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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