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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언제나 뒷북치는 문화재청 해명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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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용한 문화재청 로고

 

요새 하도 문화재청을 긁어서 내가 이 얘기도 할까말까 실은 망설이다가 기어이 꺼내고 만다.

나는 최근 두어 차례 문화재청과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언론보도 관련 강연에서 문화재청 보도 해명의 문제점 중 하나로 고질적인 철 지난 해명을 들었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그것이 특히나 사실관계가 다를 경우에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그것도 즉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서는 나는 시간에 관계없이, 그런 보도가 이뤄지고 난 직후 적어도 1시간 이내에는, 30분 이내에는 즉각적인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7월 2일 오후 4시 3분, 각 언론사에 다음과 같은 보도해명을 하나 냈다.

 

“미국 경매서 낙찰받은 ‘어보’ 정부가 사겠다더니 몰수” 언론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

“미국 경매서 낙찰받은 ‘어보’ 정부가 사겠다더니 ‘몰수’ (MBC, 7.1)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 “어보를 우리 정부가 사겠다고 해서 줬더니, 사지도 않고 돌려주지도 않아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주장(수집가 정진호씨)에 대하여

ㅇ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2016년 하반기에 유물 구입 공고를 했으며, 다른 매도자와 마찬가지로 정진호 씨도 이 공고를 통해 어보를 매도하겠다고 한 것일뿐, 정진호씨의 ‘어보’만을 특정하여 사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정진호 씨가 미국에서 구입한 어보는 도난문화재로, 당초부터 국가 소유의 문화재이기 때문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현행 법에 따라 다시 돌려주거나 구입해줄 수 없습니다.

□ “정상적 구매까지 막으면 음성적인 거래만 부추킨다”,“문화재청이 일방적으로 몰수한다면 앞으로 자기 재산을 들여서 문화재를 반입하는 사람은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ㅇ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정상적인 구매를 막은 적이 없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거래되는 ‘어보’의 경우에는 정진호 씨가 구입하기 전에 이미 도난문화재임을 미국에 통보하였으므로 미국 내에서 ‘어보’를 구입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이점은 미국의 국토안보수사국(HIS)가 이미 수사 중에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미국정상회담을 계기로 들어오는 문정왕후 어보 등도 모두 도난문화재이므로 국내에 아무 조건없이 반환된 것입니다. 

 

MBC가 문제의 보도를 한 정확한 시점을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이 해명에 의하면 그 보도는 7월 1일에 있었다. 

한데 그에 대한 문화재청 해명은 이튿날, 그것도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나왔다.

이게 해명인가?

이미 보도는 이뤄졌고, 그에 대한 해명이 하루나 지나서 나온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 사이에 저 기사는 이미 다 퍼진 시점이었다.

이런 해명은 실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해명을 하지 않는 보도는 그것이 사실로 간주된다.

묻는다. 

저런 보도에 대한 해명이 무슨 1시간이나 걸리는가?

행정 자체가 가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돌이켜 보면 문화재청 해명이 저리도 뒷북을 치게 된 시절이 있다. 

변영섭 청장 시절이었다. 

그때는 말도 안되는 보도가 이어졌는데도, 도무지 문화재청은 그에 대한 해명을 모르던 시절이었다. 

꿀먹은 벙어리였다. 

말도 안되는 보도에 입을 닫아 건 이유는 그 청장이 그걸 막았기 때문이다.

그 습속이 오래도록 지속되어 그런가?

문화재청 해명은 언제나 뒷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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