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막말에는 신센구미[新選組, 신선조]라는 무사집단이 있다.
이들의 상징으로 나오는 것 중에 성이라는 글자가 쓰인 깃발이 있다.
일본 우에노 공원에 가면 왠 뚱뚱한 아저씨가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있는 동상이 있는데,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다.
일본 메이지유신의 삼걸이라 불리는 인물인데 이 동상을 보면
그 동상에는 위와 같은 사이고 다카모리 글씨가 써 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일본의 사무라이, 부시武士들은 에도시대를 거치면서 성리학의 윤리철학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되었다.
위에 예를 든 "성"과 "경"은 모두 성리학 심성론의 중심적 개념이다.
인격의 수련에 있어 중심에 놓아야하는 행동 규범이고,
또 한시라도 살아가는 데 몸에서 떼어 놓아서는 안되는 신조이기도 하다.
"성"과 "경"은 성리학이 없이는 불가능한 개념이다.
어떤 면에서는
북송시대에 싹튼 사대부 정신이 조선을 거쳐 최종 기착한 곳이
일본의 사대부, 부시들의 머리 속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성"과 "경"의 개념 자체가 퇴계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면 딱 그렇지는 않고
성리학자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있던 부분으로서 그 기원은 북송대 성리학자들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데,
다만 성리학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개념 중 "성"과 "경"을 특히 강조한 것은
분명히 퇴계의 공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퇴계가 "성"과 "경"을 특히 강조한 부분이
헤이시정권 이래 수백년을 거치면서 형성되어 온 일본 부시들의 "어떤" 행동양식과 잘 맞아떨어져
최종적으로 메이지 유신 직전 막말까지 완성된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무사도"이다.
무사도는 칼들고 설치는 사무라이의 상무정신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그 안에는 성리학적 세계관이 녹아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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