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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싸서 고려 현종 낳은 경종비 청상과부 황보씨 (3) 땅끝마을 유배지에서 쓸쓸히 죽은 왕건의 8번째 아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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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의 무수한 아들 중 한 명으로 넘버 8인 왕욱王郁은 죽은 시점이 성종 15년, 서기 996년 7월이라는 사실이 남았으나 언제 태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어머니가 신성왕태후神成王太后 김씨金氏라 하고, 또 그가 언제 왕건과 혼인했는지는 남았으니, 그가 태어난 시점을 범위를 좁힐 수는 있다. 

위선 두 사람은 신라가 고려에 투항한 시점에 고려 왕실과 신라 왕실의 교환 결혼에서 성립했음을 앞에서 보았으니, 즉 귀순한 신라 경순왕한테 왕건이 자기 딸 낙랑공주는 주는 대신에 왕건 자신은 경순왕의 큰아버지 김억렴의 딸을 맞아들였으니, 이때가 935년 9월이다. 

따라서 왕욱은 936년 이후에 태어나야 한다. 

다음으로 왕건은 943년 5월 20일 정유에 향년 67세로 사망했으므로 유복자라 해도 944년 이전에 태어나야 한다. 

대략 그 어중간을 삼아 왕욱은 두 사람 사이에서 940년 무렵 어간에 태어났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일단 940년을 출생 시점으로 삼기로 한다. 

 

왕욱이 죽은 유배지 사수현

 
그런 왕욱이 996년, 성종 15년 7월에 유배지 사수현泗水縣에서 사망한다. 죽을 때 나이는 56세 어간이었음을 본다. 

참고삼아 고려사절요가 저 달에 적은 그의 졸기卒記를 보자. 

○ 가을 7월 왕욱王郁이 사수현泗水縣에서 죽었다. 왕욱은 문장을 잘 하였고 또 지리에 뛰어났는데, 일찍이 아들 왕순王詢에게 은밀히 금 한 주머니를 주면서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이 금을 술사術師에게 주어 이 현縣의 성황당城隍堂 귀룡동歸龍洞에 장사지내게 하되, 묻을 때 반드시 엎어서 묻게 하라.”라고 했다. 왕순이 그의 말대로 장사를 지내려고 하면서 (술사에게) 엎어서 묻어달라고 하였다. 술사가 말하기를, “어찌 그렇게 크게 서두르십니까.”라고 했다.

그가 죽은 유배지 사수현은 지금의 경남 사천이다. 한반도 남해안 땅끝마을로 유배보냈음을 본다.

지금은 땅끝마을이라면 전남 해남을 말하지만, 고려시대 땅끝마을은 제주를 빼고선 경남 지방 일대를 지칭할 때가 많다.

실제 거리로 보면 경남이 더 멀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시신은 하늘을 쳐다보는 상태로 묻힌다.

 
나아가 저 졸기는 따져야 할 대목이 있다. 왕욱의 아들 왕순王詢은 훗날의 현종을 말하는데, 현종 왕순은 992년 7월 개경에서 태어났다.

따라서 그의 아버지가 죽을 때는 불과 다섯살, 만으로는 네 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아들이 아버지가 죽자 장례를 주관했다고? 믿을 수 없다. 

더불어 저에서 말하는 술사術師란 장례식 전반을 주관하는 지관 같은 사람을 말한다. 그가 모든 의식을 주관했으니, 고려시대에는 저런 직업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엎드린 채 매장된 이집트 미라. 왕순은 이런 모습으로 매장됐다.

 
덧붙여 왕순이 자신을 매장할 때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이 아니라 엎어진 모습으로 매장해 달라 했다는 대목은, 말할 것도 없이 이 시대 일반의 매장 패턴은 사람이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묻는 것이었음을 알려준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지만, 옆으로 세울 수도 있고 한다는 점에서 저 대목을 주시해야 한다. 특히 고고학 하는 사람들은 제발 이런 기록 좀 봐둬라. 

그렇다면 왜 그는 엎드린 채 묻히고 싶어했을까?

대역죄인이라 생각해서다. 이는 그가 왜 유배당했는지를 엿보면 그 이유를 짐작한다. 

도대체 그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태조 왕건의 피붙이 아들임에도 유배지에서 저리 처량한 죽음을 맞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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