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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족외혼을 파괴하고 개막한 족내혼 시대, 집성촌의 퇴락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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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경북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는 현행 행정구역으로는 1리와 2리로 갈라지는데 2리는 봉곡사라는 사찰을 중심으로 하는 사하촌에서 발달한 마을이라 그 내력이 철저한 김녕김씨 집성촌인 1리랑은 연원이 다르다.

이 마을로 들어가는 계곡 입구에는 가례라는 마을이 있는데 별도 행정편제가 이뤄져 여기엔 김녕김씨가 거의 없다.

가례는 석실서원이라는 다른 문중이 치받드는 세계가 있고 조룡1리는 그 집성촌을 가능케 하는 섬계서원이라는 절대의 존재가 있다. 백촌 휘 문기 할아버지를 배향한 서원이다.

통상 이 세 행정리가 같은 계곡을 점거한 마을이나 그 생성내력 나아가 발달한 과정이 다르다.

보통 공동체라 해도 광의에서 저리 뭉뚱할 수는 있지만 이리도 세분하면 성격이 다르다.

김녕김씨 집성촌은 씨족사회다. 혈연을 기반으로 삼는 그런 공동체다.

이 집성촌은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하는데 하나는 혈통 다른 하나가 지역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게 지역 바운더리다.

그런 점에서 씨족과 부족은 다른데 씨족은 가끔 아니 자주 지역성을 벗어나기도 하니 같은 문중 집성촌이 한 군데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지역을 달리하는 이 같은 집안 집성촌들이 훗날 대종가를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




이른바 문중의 탄생이다.

씨족이 지역과 결합할 때 부족이 탄생한다.

족내혼과 족외혼은 실상 부족의 산물이다.

족내혼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동종교배라 이 동종교배는 씨족을 따질 뿐만 아니라 지역을 따진다,

족외혼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씨족만 아니라 지역도 따진다.

내 고향만 해도 전부 족외혼이었다.

같은 동네라 규정할 만한 공동체 내부에서 짝을 구하지는 않았다.

설혹 같은 집성촌 내 다른 성씨라 해도 그들을 짝으로 삼지는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족외혼이다.

한국사회가 이 족외혼이 급속도로 붕괴하면서 족내혼 사회로 진입했다.

씨족은 물론이요 공동체를 기반으로 삼는 그 공동체 내부에서 짝을 찾는 일이 빈발해졌다.

부모가 점지하는 족외혼 시대가 저물고 내가 내 짝을 찾는 시대가 개막하면서 마침내 족내혼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강고한 집성촌 시대가 마침내 뒤칸으로 물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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