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제임스 왓슨은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다.
왓슨과 크릭이 노벨상을 타게 한 논문을 보면 몇 장 안된다.
물론 이 논문이 실린 네이처라는 잡지가 원래 그렇기는 하지만
이 세기의 발견, 뉴튼에 비길 만한 논문이 겨우 몇 장짜리라는 사실은
수십 장 논문을 의미 없이 쏟아내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이 유전체 연구의 시조새격인 논문은 1953년에 나왔다.

왓슨 크릭이 쓴 이 논문은 당연히 세기의 발견이지만,
이 양반들이 과학계의 바깥까지 유명해 진것은 이 사람들이 쓴 대중서,
"이중 나선double helix" 때문이었다.

이 이중나선이라는 책은 1968년에 나왔는데,
이중나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그 내력을 흥미로운 필체로 기술했는데
전문성과 대중성 두 가지를 다 잡아낸 과학 관련 대중서의 시조새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엄청나게 팔렸고,
왓슨이라는 이름을 대중에 깊이 각인하게 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 책은 동명 제목으로 한국판도 나왔는데,
필자의 어린 시절 과학자들 꿈꾸던 학생들 손에는
이 책이 모두 들려 있었다.
노벨상을 1960년대에 수상했으니
일찌감치 대가 반열에 들어간 양반인데,
김단장께서 쓰신 바와 같이 인종차별 관련 말 한마디 잘못하는 통에
일생의 부와 명예를 모두 뺏겨 버린 상태에서 말년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학문적 업적이야 그대로 남겠지만,
"이중나선"으로 벌어들인 대중적 인기는
인종차별 실언 하나로 모두 날린 셈이 되어버렸는데,
이 때문에 생애 말년은 상당히 곤궁했다고 알고 있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그런 사회인지라
아마도 본인의 성취에 대해 방심한 것이 생각하는데,
미국 사회에서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되는 한가지 선의 금도를 넘어버린 것이라.
살아 생전에 명예 회복은 힘든 상태였다.
노벨상 수상자에 세기의 과학자라는 이도 실언 한 방에 날아가는 것을 보면
쥐꼬리 만한 명예를 명예랍시고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전전긍긍 여리박빙이라는 말이
천고의 진리이다.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한 위대한 인종차별주의자 제임스 왓슨 타계
https://historylibrary.net/entry/DNA-pioneer-James-Watson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한 위대한 인종차별주의자 제임스 왓슨 타계
DNA의 아버지 제임스 왓슨, 97세로 별세 DNA 구조의 공동 발견자 중 한 명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James Watson이 향년 97세로 별세했다고 BBC가 8일(한국시각) 보도했다. 20세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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