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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우리가 없는 것들,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것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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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으나,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찬탄을 금치 못한다. 저 멀리 캐나다와 미국에 걸쳤다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온 사람들이 그렇고, 그보다 더 먼 남미 대륙 어디메 이구아수 폭포를 다녀온 사람들도 그러하며, 어디메쯤인지 정확한 위치는 집어 말할 순 없으나 아프리카 어딘가라는 사실만 희미한 빅토리아 폭포를 다녀온 사람도 다 그렇다. 입을 벌린 채 다물 줄을 모느는 그네들은 상찬賞讚에 여념이 없으며 침이 마르도록 “장관” “장관”을 남발한다. 그러면서 그런 폭포 하나 없는 우리를 원망하며, 그러다가 급기야 그 원망은 단군 할아버지까지 소급해 “단군 할아버지는 왜 우리한테 저런 훌륭한 자연유산을 주지 못하셨소?” 라는 한탄에 이르고 만다. 




뿐이랴? 가까운 일본을 가 봤더니, 그 울창한 산림, 죽죽 뻗은 삼나무 금송에 기겁을 하며, 우리가 그 옛날에는 일본에다가 모든 선진기술이라는 기술은 뽕을 뽑다시피 해서 다 전해줬다는데, 막상 그네들 조상이 남긴 유산은 우리의 그것보다 수량도 열라리 많고, 그 위용이 압도적이라는 데 괜한 용심을 품고는, 마침 우리 맘에 들지 않는 짓만 골라서 하는 일본 수상 아베 신조를 향해 괜한 욕지거리 한바탕 쏟아 붇곤 하는 일로 스스로를 달래곤 하거니와, 그 무대가 중국으로 옮겨가면, 뭐 이건 규모가 달라 내가 항용 하는 표현을 빌리건대 “중국에 없는 것은 세계에 없는” 지경이니, 무협소설 혹은 무협만화에 그런 선경(仙境)이 현실 세계 곳곳에 잠재함을 보고는 “역시 우린 안 돼”라는 자포자기로 풀썩 주저앉고 만다. 


이처럼 우리는 조상이 물려주지 않은 것으로써 조상을 원망한다. 그러면서 우리한테는 왜 피라미드가 없는가? 만리장성은 왜 또 없는가? 라는 말을 세뇌하면서, 그러다가 퍼뜩 작은 땅덩이를 원망하다가는 다시 이번에는 그래 더 넓은 만주가 우리 땅이었지? 그래, 고조선이 그곳을 누볐고, 고구려와 발해도 만주를 기반으로 삼은 ‘우리’ 왕조 아니었던가 하고는 고토 수복을 외치면서 마침내 “간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로 발전한다. 



그렇다. 그들에게만 있고, 우리한테는 없는 저런 것들은 우리를 참말로 왜소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전 국민을 열렬한 애국지사로 만드니, 글쎄, 그런 점에서는 우리한테 없는 것들에 대한 자각이 소위 국민통합에는 썩 무익하지는 않다 하리라. 


내침 김에 덧붙이자면, 나는 괜한 억하심정을 저런 데 퍼붓곤 하거니와, 얼마 전에야 비로소 가서 본 이집트 피라미드를 보고서는, 그리고 그 직전 역시 말로만 듣다가 처음으로 에펠탑을 마주하고선, 그때마다 매양 나는 이렇게 외쳤다. 


“와 보니 X도 아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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