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이라는 말이 넘쳐난다. 마케팅에서만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그 용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 때문인지, 왠지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상업적인 무언가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박물관과 브랜딩이라는 두 단어는 이질적인 것 같았다. 처음 국립박물관과 그 산하 기관들에서 박물관 브랜딩화를 한다했을 때, 느낀 내 감정이다.
무엇을 브랜딩해야할까
박물관과 브랜딩이 어울리는 것일까. 대체 무엇을 브랜딩한다는 것일까 궁금했다. 국립박물관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국립진주박물관이다.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진주성에 있는 지리적 위치까지 안성맞춤이다.
브랜딩이란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에 갖는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박물관에 적용한다면 ‘박물관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장치’같은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물관을 알리는 홍보와는 약간은 다른 느낌인데, 이를테면 모 박물관이라 했을 때 ‘아! 여기는 이런 곳을 보고 체험하는 곳이야.’가 바로 떠오르게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박물관 전시나 교육이 그 브랜딩된 이미지로 수렴하기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브랜딩
우리는 15년 정도 전부터 ‘서울’이라는 주제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것을 브랜딩의 개념에서 접근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타 박물관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세웠던 것 같다.
우리는 장소성을 기반으로 관람객들에게 서울을 알려주고자 했다. 그래서 행정동을 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전시가 주로 선보였다. 지금까지는 그냥 역사박물관에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알려주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서 차이점을 두었다.
그런데 나는 일하면서 이 점이 늘 궁금했다. 우리는 서울의 장소를 보여준다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서울은 무엇일까? 장소성에 대해 지금까지 천착해왔다면 이것을 조각조각 다 이었을 때, 어떤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나는 아직 이 조각을 다 이었을 때, 만들어지는 서울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서울성’이라고 하는 것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것일까? ‘서울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면, 누가 서울사람일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동료들이나 선배들과 이야기 해본 적은 없다. 그래서 그냥 가끔씩 혼자만 생각했다. 서울이란 무엇일까 하고.
지금까지는 박물관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서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서울에 대한 것이다. 자신은 없지만, 이 이야기를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
뭔가, 거대 주제 같아서 부담스러운데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며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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