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간다 하다 이제야 들렀으니 원님 덕에 부는 나팔마냥 때맞은 폭설 경관 담는다 국립박물관 야외 스투파 나들이 나선 길에 들르게 되었으니
모로 가건 바로 가건 보기야 하면 장땡 아니겠는가?
한글박물관이요 한양가를 내세웠으니 아 조선후기 한글 문학잡품들을 통해 한양 풍물을 답사하는 자리쯤 아닌가 싶었다.
웬걸?
아예 서울역사박물관을 옮겨다 놓았으니 한글작품만 아니라 한양과 관련한 모든 걸 다 다닥다닥 긁어모은 조선시대 이래 근현대에 이르는 서울문화사다.
나름 소섹션으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나한테는 별의미 없는 단순 챕터 구별에 지나지 아니해서 백화점에 잡화점이었다.
전시가 이리되는 이유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첫째 전시기획자의 욕심 절제 실패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절제를 잃어 어느것 하나 버릴 수 없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
둘째 분노 때문이다. 그래 이 정도 물량 공세 봤어? 너희가 이런 전시 향후 십년은 못하게 만들겠다 분노가 탱천할 때 이런 전시가 나타난다.
그 분노가 누구를 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셋째 사공이 많을 때도 이런 일이 빈발한다.
이 전시는 보니 잡탕이다. 한데 그 잡탕 마다 주특기가 따로 있다. 자문위원이니 전시기획자니 하는 사람들이 자기 관심분야를 각기 쑤셔박을 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나는 이 셋째에 혐의를 둔다.
전반으로 보아 이 전시는 고삐를 매는 데 실패했다.
너무 많은 유물을 바케스로 쏟아부었다.
다만 이 실패가 전시의 실패인가?
난 그리 보지 않는다.
관객이야 이 많은 데서 내가 필요한 것만 빼먹으면 그만이요 잡화점은 선택이 많은 장점을 무시하지 못한다.
다만 전시품 대다수가 진짜로 도식적이고 평면적인 서책이 많다는 점은 박물관도 유념했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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