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가 관광지로 뜨기는 그 역사가 이른바 그랜드 투어 Grand Tour가 개시된 이래 대략 300년을 헤아리지만, 그에 따른 몸살이 적지 아니해서, 무엇보다 지역공동체가 급속도로 파괴된다는 데 있다.
이는 인구 변화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거니와, 대권역 베네치아가 아닌 센트로 스토리코 centro storico라 일컫는 베네치아 역사지구와 테라페르마 terraferma 라 일컫는 기타 부속 지구를 합친 베네치아 인구는 1951년에 대략 17만5천 명이었으니 이것이 베네치아가 번성한 지난 수 세기 규모였다.
하지만 2022년 현재 베네치아 인구는 5만 명 이하로 떨어졌으니 이는 중세시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 막대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입어 베네치아는 외려 지중해 일대 해상무역을 지배한 베네치아 공화국 시절보다 더 융성한 듯한데, 어찌하여 이렇게 인구는 줄었을까?
관광에 따른 각종 폐해를 견디다 못한 시민들이 떠나버린 까닭이다. 무엇보다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시끄럽기 짝이 없고, 또 그에 따른 각종 물가는 폭등한 까닭이다.
이에 분출하는 현지 지역사회의 관광혐오증 tourism phobia를 달래고, 그러는 한편으로는 밀려드는 관광객을 통제하겠다며 입도세를 받기도 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거니와,
이것도 약발이 다했는지 아니면 토론단계에서 잠시 나오다가 만 모양인지 알 수는 없지만, 새로운 통제책을 들고 나왔으니
베네치아 시의회가 새해 개막을 앞둔 현지시간 30일 베네치아 주민과 관광객 간 균형과 공존을 추구하기 위한 일환으로 내년 6월 1일을 기해 발동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공포했으니
첫째 단체 관광객 규모는 25명을 넘을 수 없고 관광 가이드가 확성기를 사용하는 일도 금지한다고 한다.
전자가 관광객 억제에 목적이 가 있다면, 후자는 삶의 질 개선 일환에서 나왔다 할 만하다.
이번 조치가 과연 소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으로 본다.
25명 이상이 안 되면 쪼개면 간단할 일이요, 관광가이드 확성기는 내가 현지를 방문했을 때는 별로 마주할 기회는 없었으니, 이는 또 다른 산업을 부를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우리가 저와 같은 베네치아 움직임을 언제나 추적해야 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도 대개 주말이나 연휴에 국한하기는 하지만, 저와 같은 사태에 직면한 데다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까닭이다.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소문나기 시작한 데는 저와 같은 고통을 다 겪는다고 보아 대과가 없다.
관광대국, 그 길이 생각보다 장밋빛은 아니다. 그래도 지방은 당장 먹고 살아야 하니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관련 보도로는 아래들을 참고하라.
Italy: Venice bans large tourist groups and loudspeakers
'인파 몸살' 베네치아, 단체관광객 최대 25명 제한·확성기 금지
송고시간 2023-12-31 00:45
내년 6월부터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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