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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의학 용어 개정 작업을 (옆에서) 지켜 본 회고

by 신동훈 識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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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의학용어 개정작업을 직접 진행한 것은 아니고, 

옆에서 선학들의 작업을 지켜 본 소감을 써 본다. 

의학용어 개정작업이 결실을 거둔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측면이 있다. 
 
첫째로, 의학용어는 "영어 잘하는 개인이 생각나는 대로 떠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의학회나 해부학회 등 학회가 주관이 되어 구성된 위원회에서 

용어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가지고 추진했다는 점. 

예를 들어 그렇게 개정된 용어는 의사 진단서의 진단명에도 강제 도입한다던가, 

국가고시나 전문의 시험 등에도 그 용어에 따라 출제한다던가, 

학회지 등에 공식적 용어 외에 구 용어로 작성되어 제출한 논문은 수정을 요구한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쉽게 말해 개인 작업으로 이 사업이 진행되어서는 안 되며 

학회 주관으로 합의되면 강제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비로소 용어가 바뀐다는 말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논문이나 보고서 등에 신 용어로 작성이 안 되면 접수를 거부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더 빨리 용어가 바뀐다. 
 
둘째로, 바뀐 용어는 사전 출판이나 온라인 사전 등으로 쉽게 찾아 볼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 작업은 학회가 주관이 되어서 추진해야 한다.

이 용어사전 출판 및 개정 작업은 학회의 용어위원회가 추진해야 하며, 사전 출판 후에도 해산하지 말고 마치 한글학회의 용어위원회 처럼 학회안에 하부조직으로 두어 항구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세째는, 용어 개정작업을 하면 당장 불편하다고 옛날 용어가 낫다는 이야기가 우후죽순처럼 나온다는 말이다. 

물론 불편할 것이다.

그것이 왜 안 불편하겠는가?

멀쩡히 쓰던 용어를 어느날 바꿨는데. 

의학계도 용어가 처음 개정되었을 때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하지만 결국 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왜? 진단서 진단명까지 몽땅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이 용어 개정작업은 기성세대가 퇴장하고 새로 교육받은 세대가 이를 교체하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잦아든다. 

결국 이 용어 개정작업은 기성세대보다는 미래 세대를 보는 작업이다. 
 
네째는, 영어 좀 안다고 이미 결정된 용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밤나라 배놔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식용어의 채택과 보급은 반드시 학회의 산하 위원회의 추진으로 진행해야 하며 

개인의 지적질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필자가 지켜 본 바로는 조금 어수룩한 신용어가 세련된 개인이 개발한 용어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용어라는 것이 사회의, 학회의 약속이라 한 번 결정되면 개정판이 나올 때까지는 흔들림 없이 가야 하며

모든 용어의 개정작업은 학회의 용어위원회에서 결정짓고 그 학회의 구성원들은 이에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의사 김익남 선생. 이 분이 한국최초로 의사가 된것이 무려 20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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