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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일곱보 디뎌 콩국수를 조우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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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콩국수

 

검은콩국수라더니 색깔이 왜 이래?

듣자니 서리태 라 한다.

서리태?

찾아보니 설명이 이렇다.

 

껍질은 검은색이고 속은 파란색의 검은콩으로 10월경에 서리를 맞은 후에 수확한다.

 

그렇다면 서리태太 아닌가 모르겠다. 太엔 콩이라는 뜻도 있으니 말이다. 

 

뚜부

 

열라 더웠다.

이런 날은 냉방병 걸릴만치 방구석에 에어컨 이빠이 틀어놓곤 불알 내놓곤 늘어지게 자야 한다.

어찌어찌하여 또 온양행궁으로 행차하게 되었다.

그쪽을 기반으로 삼는 지인이 간만에 온양 친정 나들이 한 김에 바람 쐬야 한다며 동행해 줄 거냐 기별을 넣었기에 "이 무더위에?" 하면서도 안면 받쳐 부랴부랴 댕겨온다.

 

 

계산은 내가 안했다. 하려는데 손님이 하는 법이 없다며 기어코 말려서지 다른 뜻은 없다. 


어딜 갈거냐 물었더니 온양민속박물관이란다. 마지막 방문이 대략 마지막 방문이 10년이 넘었다며 가보고 싶댄다. 

또 거기? 바뀐 것도 없을 낀데??? 

그래도 오늘은 너가 주인공이니 그래 들어주마 하며, 질끈 감고 박물관 들어서는데 저짝에서 누가 쫄래쫄래 내려오는데 보니 여모 군이라

영감님 혹 나오셨느냐 물으니 오늘 나오셨단다. 

 

그래, 영감님들은 꼭 새벽에, 주말에 나오지. 갈데가 없으니...

 

"관장은?" 

 

"안 나오셨어요."

 

"실장은?"

 

"안 나오셨어요." 

 

다들 노는구만....하긴 뭐 안 나와야 박물관이 잘 돌아가지. 

 

이런 짤막한 대화 주고받는데 뒤에서 백두족 할배 보이는지라 연락도 없이 어인 일이냐기에 블라블라 대뜸 붙잡고 쪼르기를 

시원한 콩국수 잘 하는 데로 가시죠 하니 잠시 생각터니 어디가 좋댄다 하면서 가잰다.

돌아보며 여군한테 그랬다. 

 

"이래야 한다. 내가 물었을 적에 대답이 대뜸 나와야 한다. 잘 알아두거라! 턱히, 음식점은 마이 알아두야 한데이." 

 

 

가는 길목 보니 어랏? 외암마을 맹씨행단 가는 길 매양 지나치는 그 길목이라 이 식당 보아 눈에 익긴 했는데 맛집이었나?

들어서니 주차장엔 차가 범벅이라 아니 이 사람들이 방콕이나 할 일이지 어찌하여 차는 이리도 많단 말인가?

코로나가 정녕 두렵지 않단 말인가?

찌께다시로 두부 한 모타리 내어놓는데 이것도 그렇고 메인디시도 그렇고 내 입맛엔 제격이더라.

 

장발족
샤슬릭 생각나게 하는 몸매


장마밑 찌는 듯한 여름은 한순간이나마 그리 콩대로 삶아버렸다.

콩은 콩대로 삶는 법이다.

일곱보 걸으니 시상은 오르질 않고 땀방울만 송알송알 터라.

 

煮豆燃豆萁 콩대 태워 콩 삶는데 
豆在釜中泣 콩은 솥에서 울부짓네  
本是同根生 본래 한뿌리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이리도 들들 볶아대는가 

 

(*** 이 칠보시七步詩는 판본마다 텍스트가 마이 다르다. 나는 어릴 적 '자두 연기두 / 두재 부중읍 / 본시 동시생 / 상전  하태급' 이런 식으로 욌으니 이거다.)  

 

 

*** 

몇몇분이 이곳이 어디냐 물어 블로그 편집방향에는 어긋나지만 이 업소를 소개한다. 

협찬 등등이 없었음을 밝힌다. 하긴 뭐가 답답해서 나한테 협찬을 하겠는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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