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2020-03-17 08:46
임형두 기자
헤르만 파르칭거의 책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벽돌이다. 브로끄다. 한대 치면 두개골이 쪼개지고 떨어뜨리면 발등이 나가고 발톱이 빠진다.
몇쪽이나 될까 살포시 펼쳐본다.
우앙..본문이 천쪽을 넘는다. 주석은 열라 많고 열나 빼곡하다. 요새야 저자한테 혹은 저짝 출판사에서 파일까지 받거나, 혹 그게 아니라 해도 텍스트 변환 무수한 어플이 있으니 저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긴 하겠지만 눈알 빠졌을 법하다.
저자는 독일 출생 정통 고고학도인데 주로 중앙아시아 스키타이 무덤 열나 파제껴 유명해졌나 보다.
1959년생이니 이제 예순하나..저 연배 국내 고고학입네 하는 걸로 행세하는 사람들 보면 책이라곤 생평 박사논문 하나 엮어내고는 대가입네 하면서 뒷짐지는 일 비일비재라, 한데 이 친구 열나 책도 마이 쓰고 그 하나하나가 열나 유명한 대접받나 보다.
세워보고
펼쳐보고
자빠뜨리도 봤는데 특이한 점이 이번 책은 철저히 선사시대를 탐구했다는 점이다.
그 서문 첫 대목은 이 책 성격을 분명히 규정한다.
처음에 있었던 것은 '말言'이었다. 여기에 물론 그 말은 얼굴 표정에 동반되는 쿵쿵 소리 이상은 아니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문자 이전에 말이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묻고 싶은 것은 문자 없이 말만 존재했을 때의 세계의 모습이다. 그런데 말은 그 말을 듣는 대상, 즉 인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책의 중심은 바로 그의 세계, 즉 문자 이전의 인간의 세계가 된다.
역자 나유신이라는 사람이 이 업계는 생소해 보니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으로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는 현지서 교편을 잡고 있다는데 정통 고고학도 아닌 이로서 부닥쳤을 난관이 눈에 선하다.
책 소개는 앞에 첨부한 임형두 기자 기사로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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