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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자원쟁탈전에서 본 숭유억불

by 초야잠필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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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유억불이 사상적, 정치적 동기에서만 검토되지만 

사실 여말선초 이래 유가가 불가를 그렇게 탈탈 털었던 것은 그런 동기보다 경제적 동기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한된 자원을 놓고 두 집단이 쟁탈전을 벌인 것인데, 

여말선초 이후 두 집단이 다 살아 남기에는 한반도 자원이 넉넉치 않은 단계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한다. 

이 때문에 이전에는 공존하던 두 세력은 제한된 자원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게 되고 

그 최종 결과가 조선시대 내내 계속 되어온 불교수탈이 아니었나 싶다. 

폐불은 중국사에서도 몇 차례 일어나긴 했는데 한국처럼 지속적으로 수백년간 계속된 적은 없다. 

아마도 여말선초의 위기, 숭유억불, 그리고 과전법체제 출현은 모두 같은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때 한반도에 우리가 아직도 잘 모르는 위기가 닥쳤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반응이 위와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불상을 녹이고 절을 털어 놋기물은 모두 녹여 쓰고

한번 폐사된 절은 다시는 중창하지 않아 전국에 폐사지가 널리게 된 이유는 결국

제한된 자원을 놔눠쓰기에는 너무 모자란 탓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데올로기? 글쎼.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과연 죽어도 불교를 없애야 한다고 절실하게 느꼈을 만큼 

성리학에 대해 제대로 파고 든 사람이 그렇게 많았을까 의문이고.

일차적으로는 경제적 동기라고 본다. 


한반도 전역에 널린 폐사지는 숭유억불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보면 또 그렇겠지만, 경제적으로 완전히 피탈당한 흔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데올로기보다 밥그릇 문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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