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마는 잘나간다는 박물관, 예컨대 루브르나 브리티시뮤지엄이 전시 고유 품종 외에 무슨 부대 사업을 우리처럼 많이 하는지 모르겠다.
설혹 있다한들 데코레이션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처럼 어린이박물관 따로 만들어 실상 탁아사업하고 이른바 문화강좌니 해서 온갖 프로그램 잔뜩 돌리며 각종 공연장 맹글어 일년 내내 공연돌리는 일 하지 않는다.
아니 한다 해도 그것이 우리처럼 메인디시는 아니다.
잘나가는 음식점은 단품종이다.
아예 품목 한 가지만 있기도 하고 여러 품목이라도 그 메인디시의 찌께다시일 뿐이다.
잘 안되는 음식점일수록 관련도 없는 품목만 많다.
왜?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어떡하면 살아남겠다는 몸부림 아니겠는가?
한데 한국 박물관은? 국립박물관까지 모조리 부림치는 다품종 식당이다.
어떡하면 관람객 끌어모을 수 있을까 해서 갖은 프로그램이란 프로그램은 다 쑤셔박고 있다.
난 이 노력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한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럴수록 수렁은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저런 잡다 상품을 개발판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과 인력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누가 한가롭게 박물관에다 재원과 사람을 준단 말인가?
내가 위정자라도 내가 박물관에 돈과 인력 쏟아부을 생각 눈꼽만큼도 없다.
그 돈 인력이면 더 품나고 더 절박하며 그래서 내가 더 표를 받을 그런 일에다 쏟아부을 것이다.
내가 미쳤다고 표도 되지 않는 박물관에 지원을 한단 말인가?
진단은 정확해야 한다. 그에서 치료법 혹은 타개책이 나오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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