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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저작권 몽땅 넘기고 소송까지 간 백희나와 《구름빵》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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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그렌상' 백희나 "저작권 갑을 관행 바뀌었으면" | 연합뉴스

'린드그렌상' 백희나 "저작권 갑을 관행 바뀌었으면", 이승우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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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기만 한 코로나19 정국에 모처럼 문학계 낭보가 날아들었으니, 아동문학가 백희나 씨가 《구름빵》이라는 동화책으로 스페인 정부인가 어딘가에서 제정 시행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우리한테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그 스웨덴 출신 작가를 기리고자 2002년 제정되고 첫 수상자를 낸 상으로, 무엇보다 그 상금이 올해 환율 기준으로 한화 6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동화책 하나 잘 써도 저만한 상금을 준다니 말이다.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 노벨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종합) | 연합뉴스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 노벨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종합), 이광빈기자, 국제뉴스 (송고시간 2020-04-01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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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특파원이 타전한 이 소식을 접한 우리 문화부에서는 후속 취재에 들어가 그를 인터뷰했다. 수소문한 결과 백씨는 태국에 체류하는 중이라 했다. 한데 그 수상소감 중 상당 부문이 불합리한 저작권 개선을 촉구하는 목청으로 채워졌다. 대체 무슨 일일까? 

 

 

백희나 작가

 

 

맨 앞에 링크한 저 기사에 그 내막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됐다. 작가 본인도 토로했듯이 출판사를 상대로 한 이번 소송은 작가가 지게 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그리 진행되어 1, 2심 모두 작가가 패배해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둔 상태다. 법리 적용이 제대로 되었는가 아닌가를 집중 심리하는 대법원이 1, 2심을 뒤집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면 대체 작가와 출판사는 어떻게 저작권 계약을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저작권분쟁 지친 백희나, '삐삐 엄마'가 안아줬다 | 연합뉴스

저작권분쟁 지친 백희나, '삐삐 엄마'가 안아줬다, 이승우기자, 국제뉴스 (송고시간 2020-04-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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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법정 용어는 아닌 줄로 아는데 출판에 따른 저작권 계약은 인세 수입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하느냐에 따라 크게 인세계약과 매절계약 두 가지로 나뉜다. 인세계약이란 책 팔리는 것만큼 창작자 혹은 번역자가 그만큼 인세 명목으로 돈을 많이 가져간다.

 

반면 매절계약은 간단히 말해 땡처리요 도때기 판매다. 향후 책이 얼마나 팔리건 말건, 혹은 아주 그 책이 망하건 말건, 일정한 액수를 받고 출판사에다가 본래 저작권자가 그에 대한 모든 권리를 팔아넘긴다. 애초 정한 액수만 받고는 그걸로 모든 권리는 출판사에 양도하는 조건이다. 

 

 

할그렌 스웨덴대사 "세계 어린이가 백희나 이야기 읽기를" | 연합뉴스

할그렌 스웨덴대사 "세계 어린이가 백희나 이야기 읽기를", 이승우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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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는 문제의  《구름빵》을 이런 매절계약 방식으로 권리 일체를 출판사인 한솔수북에다가 양도했다. 작가에 따르면 1천850만원을 받았단다. 이 대목이 나는 조금 수상쩍은 대목이 있다. 매절인데, 더구나 신인급이었을 텐데 상당한 목돈을 거머쥔 게 아닌가 한다. 출판사로서는 그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 해서 그리 했을 것이다. (혹 이 액수 관념을 내가 잘못 알고 있으면 혜량 바란다. 이후 전개하는 이야기 흐름에 방해는 아니되기 때문이다.) 

 

한데 문제는 이 책이 소위 대박을 쳤다는 데서 출판사와 원래 저작권자 사이에 알력이 생겨난다. 2004년 출간된 이 책은 고양이 남매가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른 채 허둥지둥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갖다주는 내용이어니와, 그 신선함이 시장 반응을 일으켜 텔레비전 시리즈는 물론이고 뮤지컬로도 제작됐고 캐릭터 상품으로도 흥행했다.

 

 

구름빵

 

 

출판사가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본전을 뽑고도 남았다. 출판 그 자체 성과를 봐도 오늘 현재 YES24에서 이 책을 검색하면 2019년 12월 05일 발행분이 시중에 나왔거니와, 판매지수가 5만7천768점, 베스트 국내도서 110위에 랭크됐음을 본다. 출간 16년이 지난 책이 말이다. 

 

이런 매절계약에 얽힌 일이 우리 집구석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는데, 내 마누라 책이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각설하고, 인세로 가느냐, 매절로 가느냐는 순전히 작가 혹은 번역가 판단이다. 이 점에서 백 작가는 할 말이 없고, 그래서 재판은 질 줄 알았다고 토로한다. 

 

 

박양우 장관, '린드그렌賞' 백희나 작가에 축전 | 연합뉴스

박양우 장관, '린드그렌賞' 백희나 작가에 축전, 이웅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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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절은 출판사가 본래 저작자에 대한 책임이 일체 없다. 그리 계약했기 때문이다. 한데 인지상정이 본래 그런가? 

 

바로 이에서 작가와 출판사가 부닥치게 된다. 아무리 매절이라도 그만큼 많이 팔아먹고 부대상품도 제작해서 남겼으면, 계약을 갱신하거나, 혹은 일정 금액이라도 보너스 등의 명목으로 성의라도 표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서운함이 왜 없겠는가? 물론 출판사로서도 할 말이 얼마든 많을 것이다. 

 

결국 이런 서운함과 그에 대한 대꾸 등등이 분란과 알력을 키우고 결국 법정 소송까지 가지 않았나 한다. 

 

그렇다면 이번 상금 6억원은 우째되는가?

 

이건 작가한테 주는 상이지, 책에 주는 상이 아니다. 따라서 6억원은 몽땅 작가 몫이 된다. 그나마 위로가 될까? 

 

 

한국작가한테 상금 6억원을 안긴 말괄량이 삐삐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 노벨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종합) 송고시간 2020-04-01 01:46 이광빈 기자 심사위원단 "작품, 경이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상금 6억원 백희나 "믿어지지 않아…이 상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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