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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저주받은 경복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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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광화문 겨울 바람 맞은지는 서른해쯤 된다.

봄 같기만 하다던 이번 겨울이 오늘은 제대로 힘을 쓰는지 매서운 한파를 광화문 육조거리에 하루종일 쏟아붓는다.

광화문 찬바람..참 쎄다.



같은 추위라 해도 참 쎄다.

같은 서울이라 해도 찬바람이 더 차가운 데가 광화문이다.

왜 그럴까?

지형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암튼 광화문 찬바람은 딴데보다 더 지랄맞다.

그때마다 나는 조선왕조가 참 지랄맞은 데다가 법궁法宮을 골랐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창덕궁보다 훨씬 더 추운 데다.

평지에 고르다 보니 이 꼴이 빚어진 것이다.

이 찬바람을 그나마 차단하는 길은 고층 빌딩으로 그것이 오는 길을 막아세우는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네 조상은 고층건물을 몰랐다.

광화문 겨울을 수십 번 겪다보면 경복궁은 저주받은 땅임을 안다.

 

***

지금의 경복궁은 곳곳에서 발굴작업을 벌였는데, 애초 이곳은 고려시대 남경 자리였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흔적이 좀체 드러나지 아니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곳은 지금의 청와대 자리다. 

 

같은 경복궁 권역이라 해도 청와대 권역과 경복궁 권역은 많이 다르다. 당연히 북악 바로 밑에 있는 청와대 자리가 상대적으로 바람도 적고, 당연 빠따로 여름에는 더 시원할 수밖에 없다. 

 

왜 고려시대 남궁 자리를 저짝에다 선택했는지 알 만하다. 

 

조선왕조는 고려왕조를 대체한 까닭에 전대 그것을 상징하는 곳들은 훼기 폐기처분해 버렸으니, 그러다 보니 그것을 피해 선택한 곳이 지금의 경복궁 일대라, 하지만 정도전이 잊은 점은 왜 지금의 경복궁을 고려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생각하지 않은 점이다. 

 

경복궁은 넓어서 좋아 보이나, 사람들은 그곳을 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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