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는 전문학교 경력으로 제국대학 입학이 아주 아주 어려웠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제국대학 본과 TO는 제국대학 예과와 고등학교 TO와 연동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서 제국대학 예과와 고등학교 TO는 제국대학 본과 TO와 거의 1대 1로 맞추어져 있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제국대학 예과와 고등학교를 나오면 큰 문제가 없는 한 제국대학으로 진학이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대개 아주 경쟁이 치열한 과를 가지 않고, 학과를 특정하지 않는 한은 제국대학 진학은 거의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말이다.
제국대학 본과 TO와 제국대학 예과-고등학교 TO와 연동하여 있었으므로 이 TO에 결원이 생기지 않는 한 전문대학 졸업생이 제국대학으로 진학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조선의 고보를 졸업해 제국대학으로 진학하려면, 차라리 제국대학예과나 고등학교 진학을 해야지 가능했다.
전문학교를 들어가 버리면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송몽규는 조선에서 고보-전문학교를 나와 쿄토제대 선수생의 벽을 뚫었는데
아주 아주 어려웠을 것이라 짐작한다.
선수생은 입학후 소정의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선수생 기간을 본과 기간에 합산하여 졸업시켰다.
*** Editor's Note ***
전문학교나 고등보통학교는 실상 실업계 학교라는 특성이 강한 말하자면 직업학교에 가까웠다.
나는 이것이 차별이라는 성격도 있지만 직업양성학교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이해가 한층 쉽지 않을까 한다.
이런 유습이 지금 한국교육현장에도 그대로 남았으니 전문대학이니 상고니 공고니 하는 데가 바로 그것이라 본다.
나 때만 해도 경북에선 금오공고니 포항공고가 박정희 유습이 남아 일종의 명문이었고, 조금 시대를 올라가서 목포상고 출신 김대중과 부산상고 출신 노무현은 대통령까지 해자셨다.
이 특수고 특수 전문대학 차별 철폐는 식민지시대보다 외려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으니 교육개혁 요체는 결국 기회균등 투쟁과 맞물렸다.
2년제 전문대학만 해도 그들이 2년을 인정받고 4년제 일반대학 편입학이 허용된 것은 역사가 짧다.
지금도 이런 특수학교가 이른바 sky로 대표하는 명문대 진학하기는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식민당국이 대학까지 진학하려는 욕망을 끝까지 법과 제도로 억눌렀다는 데 있다.
풀어줄 만도 했는데 왜 안 풀었을까?
또 직업학교는 철저히 서구적 발상인데 일본만 해도 봉건제 유습이 워낙 강해서 그것을 어느 정도 인내하는데 반해 식민 당국이 조선에서 망각한 대목이 있다.
그것이 바로 입신양명의 욕망이다. 입신양명은 곧 시험을 통한 고시합격이며 이를 통한 관계 진출인데 이걸 간과했다고 나는 본다.
일본은 과거제가 없었다! 과거제가 탑재한 그 막강한 힘을 일본은 몰랐다고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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