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광교산에 위치한 서봉사지는 고려~조선에 걸쳐 운영된 사찰이 있던 자리이다.
이곳은 인근에서 보기드문 비교적 큰 규모이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인 현오국사탑비가 있는 곳이지만, 다른 절터에 비하면 명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다녀가 본 사람은 이곳이 풍광이 매우 좋은 명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봉사지는 6단 정도 축대를 쌓아 대지를 조성한 전형적인 산지가람으로, 3단에 조선시대 금당지를 비롯해 요사채 등 건물지가 매우 잘 남아 있다.
4단 영역에 현오국사탑비가 보호각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2년 전, 5단 건물지 마당에서 현오국사탑비 원위치로 추정되는 석축유구를 발굴하기도 했다.
21년부터 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말하지 못하는 여러 속사정은 정비가 완료되면 풀어낼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은 다른 이유로 서봉사지를 다녀왔는데,
블로그 주인장이신 김태식 단장님이 2년 전 포스팅한 글이 생각났다.
내용을 요약하면 주지스님, 노스님 등은 감시가 잘 되고 후미진 곳에 모신다는 얘기로, 사역 가장 높은 곳 조사당 영역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근데, 서봉사지에도 그런 곳이 있다.
서봉사지는 계단형 축대가 6단에 달해 맨 위쪽 1단에서 내려다 봐도 전체 사역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서봉사가 한 눈에 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맞은 편 능선이다.
서봉사지 바로 맞은 편, 등산로 아래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급경사 능선을 30미터 쯤 올라가면, 갑자기 편평한 곳이 나오는데, 딱 건물터 자리다.
뒤쪽엔 자연 암반으로 막혀 있고, 석축을 쌓아 대지를 조성했다. 양쪽에 배수시설까지 갖췄는데, 당연히 기와편이 산재해 있었다.
무엇보다 서봉사가 한 눈에 보이는 위치다.
제자들이 마당을 쓰는지,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는지, 감시하기 매우 좋은 위치다.
한 눈에 서봉사 전체가 조망이 되고, 무엇보다 동떨어진 위치로 주지스님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겠다 싶은 곳이다.
아무래도 주지스님 거처가 아닐까 추정된다.
“스님들! 주지스님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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