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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대 인쇄문화 주종은 직접 손으로 베끼는 필사筆寫다. 붓으로 열라 베끼니 손모가지 나가고 것도 오십견 오면 불가능하다.
금속활자나 목판인쇄? 웃기고 있네. 돈 열나 먹는 하마라 그거 하나 만들다 집안 거덜난다.
책값? 졸라 비싸다.
결국 빌려다가 열나 베낄 수밖에 없는데 드라마나 영화 보면 열나 속도 빠르지만 실제 하루 몇 글자 베끼지도 못했다.
필사는 고역 중의 고역이었다.
그건 그렇고 다들 놀랜다. 이 친구들은 베낀 것도 언뜻 활자와 구분이 쉽지 않아 무엇보다 글자가 단 한 치 흐트러짐도 없고 무엇보다 오와 열이 딱딱 맞아 삐뚤어진 글자 하나 없다.
그네들이 천부적 감각이 있어서?
좃까.
그들이라고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자를 잰듯이 저리 했겠는가?
다 사기다.
밑창에 저런 걸 다 깔고 베꼈다. 그래서 딱딱 맞는 것이다.
저걸 선간지라 한다.
책을 필사할 때, 줄과 간격을 맞추기 위해 종이 사이에 끼워 사용하던 것으로 밑줄이나 격자를 그린 밑본 종이다.
성균관대 존경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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