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밑도끝도 없는 한민족 우월심은 연원이 매우 깊어, 이것이 결국에는 요즘의 한민족 내셔널리즘으로 귀결하거니와, 이르노니
일본의 모든 것은 한국이 주었다는 신념이 그것이다.
하지만 내 보기에는 이른바 국력이라는 관점에서 일본은 이미 나라奈良 시대가 되면 전반의 풍모가 한반도를 앞질렀으니, 이런 얘기 더 하면 너 친일파요, 식민지근대화론자라 하겠으니 그만하기로 한다.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 《사고전서四庫全書》 편찬 직전 청 왕조가 완성한 전집이다. 그때까지 알려진 모든 책의 집대성이다.
이 전질 완본이 조선에 공식 수입되기는 1776년. 이미 중국에서는 전질이 나온지 반세기가 지난 뒤다. 한데 그 수입은 사고전서 대타였다.
사고전서가 나왔다는 정보를 접한 정조는 마침 연경燕京에 사신으로 가는 서호수徐浩修에게 한 질을 구입해 오라 했지만, 편찬 중인 관계로 뜻을 이루지 못한 대신 몇 천냥을 들여 북경 서점에서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 1질을 구해왔다.
하지만 정조는 야마가 돌았던지, 이를 풀어헤치고 다시 맹글어서는 창덕궁 주합루에 비치한다. 이 작업을 이덕무와 박제가, 유득공 등의 이른바 연암 학파 수재들이 했다.
홍한주洪翰周의 《지수염필智水拈筆》에는 북경에서 이 전질을 구입하려 할 적에 서점 사람들이 비웃은 말을 수록했으니 다음과 같다.
"이 책이 간행된 지 거의 50년이나 되었는데 귀국은 文을 숭상한다면서도 이제서야 사가나요? 일본은 나가사키에 1부, 에도에 2부를 포함해 도합 3부를 사갔습니다."
이 얼마나 쪽팔리는 일인가?
(201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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