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는 고고학이 일반화하면서 출토 문물이 혁명을 써내려가는 징후가 더욱 뚜렷한데,
위진남북조 시대에 이미 한 차례 무덤에서 출현한 죽간竹簡으로 한 차례 소동이 있은 이래 1970년대에는 마왕퇴 한묘에서 난리 버거지를 쳤고,
1990년대에는 곽점 초간郭店楚簡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렀으며, 이후에도 상해박물관이 구입한 전국시대 죽간 자료가 아직도 정리 작업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손자병법이 대표하는 산동반도 아래 은작산銀雀山 한간漢簡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판국에 근자에 또 저와 같은 소식을 타전했으니, 이게 참말로 묘하게도 저와 같은 출토 문헌이 출현하는 지역이 은작산 한간이야 좀 논외로 쳐야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도 따져보면 초나라가 한창 강성할 적에는 산동반도 아래까지 치고 올라왔으니,
우야둥둥 약속이나 한 듯이 장강 유역 초楚나라 문화권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문물文物에서도 축복받은 중국이 이번에는 기원전 4세기 무렵 전국시대 중반기 무덤을 깠더니만 죽통竹筒에서 물경 3천910매枚, 그에 적힌 글자 수만 더 물경 3만 자에 달하는 거질 죽간이 쏟아졌다는 소식을 타전한다.
한데 이번에도 역시나 초나라 문화권이요, 그 텍스트는 초인楚人이 소비했으니 역시나 초간楚簡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춘추시대 중국 권력을 쥐락펴략한 대표 다섯 군주를 수식하는 춘추오패春秋五覇도 이제 바뀔 수도 있다는 소식도 있다.
흔히 개중에 초나라는 장왕莊王을 배출했지마는, 이번 죽간을 보니 장왕이 탈락하고 문왕文王이 들어가 있댄다.
뭐 출토문물이 주는 묘미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저 호북성湖北省 형주荆州 진가저묘지秦家咀墓地는 저와 같은 엄청난 보물을 쏟아냈는데, 국내에서는 저와 관련한 보도 또한 찾기 힘드니, 우째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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