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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경자년庚子年 새해엔 쥐맹키로 순풍순풍 새끼들 양산하소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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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흰 쥐의 해…특별전 '쥐구멍에 볕 든 날'

송고시간 | 2019-12-22 09:02

국립민속박물관서 내년 3월 1일까지…강연회도 열려


민들레잎을 갉아먹는 쥐.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매년 연말이면 국립민속박물관은 그 다음해 띠동물 기획전을 마련한다. 이 전시는 한국박물관계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거니와, 이에서 비롯해서 여타 국공립박물관도 요즘은 거의 예외없이 연말이면 다음해 띠동물전을 대체로 소규모로 한 코너를 빌려 준비하곤 한다. 


내가 처음 문화부로 발령받고, 그에서 문화재를 전담하기 시작할 무렵에만 해도, 내가 12마리 띠동물을 모두, 그것도 한 해도 거르지 아니한 채 연속으로 커버할 줄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한바퀴 도는 것으로도 모자라 다시 한 바퀴를 더 돌게 되었으니, 하기야 내가 17년을 내리 같은 분야 일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운명의 장난이라 할 수밖에...


십이지 중 쥐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이라, 자축인묘로 시작하는 이른바 12지 동물로는 子, 쥐에 해당하는 해다. 비단 이 글자만이 아니라 12지 동물과 연동하는 글자들이 왜 그리 연결되는지 뚜렷한 이유는 알기가 힘들다. 다만 子라는 글자 원초성을 파건대 그 모양이 흡사 쥐를 닮아 혹 이것이 쥐를 의미하는 상형자가 아닌가 하는 심증이 있을 뿐이다. 





12지에서 쥐를 의미할 때는 저 글자를 쓰지만, 우리가 말하는 진짜 쥐는 鼠(서)자를 쓴다. 이 글자를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풀기를 "穴蟲之緫名也。象形。凡鼠之屬皆从鼠"라 했으니, 이는 구멍에 사는 벌레[동물 혹은 짐승]를 다 가르치는 명칭이다. 모양을 본뜬 글자다. 무릇 이에 속하는 종류는 鼠라 한다"는 뜻이다. 




같은 쥐를 의미하는 두 글자를 굳이 가른다면 子는 긍정의 측면이 강하고, 鼠는 부정적인 의미가 상대적으로 좀 눈에 띠지 아니하는가 생각해 본다. 다시 말해 전자는 동물신으로 격상하는 존재인 반면 후자는 퇴치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그런 느낌 말이다. 이건 뭐 순전히 내 기준이니깐 넘겨주기 바란다. 


내년이 쥐띠 해이니, 자연 우리는 鼠보다는 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쥐라고 하면, 그 징그러운 이미지와 더불어 병균을 퍼뜨린다는 그런 암울성과 극단하는 자리에 위치하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쥐는 한 배에 새끼를 열라 많이 낳는 까닭에 다산과 자주 연동한다. 


쥐잡기 포스터



혹 쥐가 새끼를 깐 장면을 본 적 있는가? 나 같은 촌놈들한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인데, 뻘건 빛이 송알송알한 새끼가 찍찍 거리며 어미를 찾는 그 이미지 말이다. 


그런가 하면, 이건 주로 서양에서 유래한 그런 느낌이 많기는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민첩하고 귀엽다는 그런 이미지가 중첩한다. 쥐를 모델로 내세운 미키 마우스가 대표적이다. 기타 톰과 제리도 있는데 이는 고양이를 골탕 먹이는 쥐 이야기다. 하긴 이게 아니라 해도 요새 고양이는 배에 지방이 잔뜩 올라서 쥐는 잡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쥐덫



대신 남영동 우리 집에서는 족제비가 과거 고양이가 수행하던 그 영광의 쥐잡이를 수행한다. 


쥐약...이건 좀 나 같은 촌놈들한테는 안 좋은 기억이 많은데, 그 이유는 알아서 짐작하기 바란다. 


참고로 이 블로그에 온양민속박물관 여송은 선생이 근자 이 쥐와 관련해 정리한 아래 글이 있으므로 아울러 참조하기 바란다. 



줄줄이 유물 이야기-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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