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외딴 작은섬 무급 구인광고에 3천명 몰려
송고시간 2020-10-13 15:47
김용래 기자
펜데믹으로 혼란 겪는 세계 각지 사람들 지원 쇄도
www.yna.co.kr/view/AKR20201013134200009?section=international/all&site=hot_news_view
이걸 꼭 코로나팬데믹과 연결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내 생각엔 보건사태가 아니라 해도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렸을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있다.
예컨대 당장 우리 공장 한류기획단에서 저와 비슷한 조건을 내걸고 인턴을 모집한다 해도 코로나팬데믹이 아니라 해도 그리 적은 숫자가 응모할 것 같지는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요새처럼 이른바 스펙이 취업에 중요한 시대에 연합뉴스 인턴이라는 그 간판 하나가 필요한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까닭이다.
저에서 언급한 에올리에제도라는 데를 구글로 검색하니 아래다.
이태리어로는 이졸레 에올리에 Isole Eolie, 영어로는 이얼리언 아일런즈 Aeolian Islands 라 하는 데라, 저 중에 아마도 리파리 섬이라는 데가 있는 모양이라, 찾아보니 개중에서도 가장 큰 섬인 Lipari 라는 데가 아닌가 한다.
내가 저런 지원자 숫자를 꼭 코로나팬데믹에 말미암지는 않았을 것으로 의심하는 까닭은 지중해 혹은 시칠리아, 혹은 이태리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 기인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까닭이다. 농장주가 낸 조건은 농부로서 해야 하는 일에다가 숙식 제공이어니와, 월급 혹은 일급 혹은 시급이 없어서 그렇지, 저런 경험은 해 볼 만하다 여긴 이가 제법 많을 성 싶다.
문제는 지원자 숫자가 아니다. 저 생활을 어찌, 그리고 얼마나 견뎌나가느냐가 관건 아니겠는가? 농촌생활 혹은 농부생활을 낭만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꽤 된다. 하지만 간접하는 낭만과 실상으로 마주하는 그 생활은 판이할 수밖에 없다.
전원주택이라 해서 꿈꾼 낭만은 뱀 한 마리 앞에서 기절초풍으로 돌변하고 만다. 전원주택에는 쥐가 들끓기 마련이며, 모기 천국이며, 여름이 한창인 시절에는 잡초를 치고 뒤돌아 보면 다시 잡초가 솟는 땅이다.
지중해 바다? 이틀이면 물린다. 농사? 사흘이면 몸져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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