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연구사 진로체험 특강 요청이 있어서, 자료를 준비하다가, 제목을 두고 한참 고심 끝에,
'지자체에서 학예연구사의 역할과 의무'라고 일단 써 봤다.
제목만 그럴싸하게 해놓고, 실제 얘기하고 싶은 주제는 '지자체에서 학예연구사로 살아가는 법'이다.('살아남는 법'이 더 적당할 수도...)
그런데 자료를 만들다보니 일반적으로 학예연구사(학예사) 진로특강이나 체험 교육은 대부분 '박물관 학예사'에 대한 것만 있고, 나처럼 지자체에서 문화재 학예업무를 하는 학예연구사에 대한 진로특강은 거의 없다.
물론 박물관의 여러 기능 중에서 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박물관 학예사 진로체험 교육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재 학예업무는 문화재청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초 지자체에서 수행하는데, 지자체 문화재팀에서 학예연구사에 대한 직업교육을 할 여력도, 상황도 안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직업에 대한 정보량에서 큰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포털사이트, 직업소개 등에 '학예연구사'가 하는 일을 대부분 박물관 학예업무로 소개하고 있다.
물론 겹치는 일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박물관 학예업무와 문화재 학예업무는 차이가 많다.
박물관 학예사는 큐레이터(curator)로 정의내릴 수 있지만, 실제 문화재 학예업무는 큐레이터(curator)보다는 리서처(resercher)라고 하는 곳도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이보다는 문화유산 행정가(heritage administrator)가 더 적합할 것이다.
2015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표한 '전반적 직업 만족도'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직업이 '큐레이터'라고 하는데, 이 큐레이터에 문화재 학예연구사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는 일도 다르지만, 직업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차이라면 가장 큰 차이일까?
실제 문화재 학예업무 중 연구, 조사 업무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 문화재 행정을 처리한다.
연구직다운 업무도 하지 못할 뿐더러 직급(6급 상당)에 맞는 대우도 받지 못하고, '주사님'으로 불리는 현실은 늘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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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1 - [우당당탕 서현이의 문화유산 답사기] - 학예연구사와 큐레이터
2022.11.12 - [ESSAYS & MISCELLANIES] - 우리는 고유업무를 하고 싶다, 어느 지자체 학예사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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