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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당탕 서현이의 문화유산 답사기

학예연구사와 큐레이터

by 서현99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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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연구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아마 ‘박물관’ 또는 ‘미술관’일 거다.

근데 지자체 학예연구사가 직업인 나는 박물관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 내가 주로 하는 업무는 문화재 발굴, 지정, 활용 등이다.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큐레이터’라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지만, 지자체 학예연구사는 그냥 학예연구사다.(직급은 학예연구사이지만 조직 내 직위에 따라 ‘주무관’, ‘실무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냥 ‘주사님’이다...)

※ 연구직 공무원은 1981년 이전에는 연구관, 연구사, 연구사보, 연구원, 연구원보 등으로 구분하였다가, 1981년 「연구직공무원의 계급구분과 임용 등에 관한 규정 (대통령령 제10644호)」에 근거하여 연구관, 연구사의 2계급 체제로 직급이 통일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박물관’의 학예연구사, 즉, 큐레이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박물관 채용에만 응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학예연구사 채용이 많지 않은 현실 속에서 ‘학예연구사’를 꿈꾸는 대다수 사람들은 ‘학예연구직’ 채용 공고가 우선이지, 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왜 학예연구사이면서 박물관에서 근무하지 않는가?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사(큐레이터)는 무엇이 같고 다를까?

최근 문화재청(2018년), 국립중앙박물관(2019년), 경기도(2018년)의 학예연구사 채용공고를 먼저 살펴보면,

2018년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채용 공고 자격기준
2019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채용 공고 자격기준


문화재청이나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직의 규모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전공을 세분화해서 뽑고 있다.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보존과학 등은 비슷한데, 문화재청은 자연유산, 무형유산, 고선박 복원 등의 세부 전공이 눈에 띈다. 박물관 역시 박물관학(박물관교육), 보존과학 등의 세부전공을 요구하는데 마찬가지로 기관의 필요에 의한 전공임을 알 수 있다.

2018년도 경기도 학예연구사 채용공고 자격기준


반면, 경기도 채용공고를 보면, 고고학, 역사학, 역사교육학, 문화재관리학, 박물관학, 인류학, 민속학, 미술사학 등을 전공하는 사람을 뽑는다. 세부전공으로 나눠서 뽑지 않고, 문화재 관련 비스무레한 학과는 대부분 응시할 수 있다. 간혹 지자체에서 박물관에도 근무하길 희망하면, 학예연구사 자격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 연구직 공무원의 직군은 크게 ‘학예’와 ‘기술’로 나뉜다. 학예직군의 직렬은 다시 4개의 직렬로 나뉘는데 ‘학예연구’, ‘편사연구’, ‘기록연구’, ‘심리연구’로 나뉘며, ‘학예연구’ 직렬은 다시 ‘학예일반’, ‘미술’, ‘국악’, ‘국어’의 4개 직류로 나뉜다. 지자체 학예연구사는 여기서 ‘학예일반’ 직류의 학예연구사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지자체 학예연구사가 하는 일을 구분해 봤다.(모든 상황에 100% 맞지는 않을 거고, 지자체 학예연구사 입장의 주관적인 내용이 포함되었을 수 있다.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란다.)


전공의 영역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박물관이나 문화재청이 조금 나을 듯 생각된다.(물론 이들 기관도 100%는 아닐거라 생각한다.) 지자체는 세부전공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든 발령을 받을 수 있는 국립기관보다는 지자체 한 군데에서 근무하는 것이 안정적일거라는 판단뿐이었지 지방직 학예연구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냥 막연하게 학예연구사니까 해당 지역 역사나 문화재 연구도 하고, 학술적인 일을 많이 하는 줄 알았다. 이러한 생각은 출근 첫날부터 깨져버렸지만...ㅋㅋ

 

막연한 생각은 치열한 현실과 부딪히기 마련이고 업무와 조직에 적응하는 기간이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필요하다.


학예연구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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