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집, 그 분류를 생각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29.
반응형

무덤. 죽어서 가서 사는 집이다.



고고학 분류를 완전히 새판을 짜서 새로 해야겠단 생각이 갈수록 든다.

예컨대 '집'이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그것을

1. 생전에 사는 집
2. 사후에 사는 집

이라고 대별하고는, 이를 다시 세분하여 2의 경우

1. 육신이 머무는 집
2. 영혼이 머무는 집

이라고 나누고는

1에다가 무덤과 탑을 집어넣고
2에다가는 사당과 신사를 집어넣으며
2의 사당은 다시 종묘 등을 세분하는 따위를 생각할 수 있겠다.

종교시설, 특히 신전은 신들을 위한 주거지이니, 이 신들은 생전과 사후가 있기 곤란하거니와,

불교신전의 경우 애매한 구석이 있기는 하나

대웅전은 육신이 머무는 곳, 혹은 생전에 사는 집
스투파는 영혼이 머무는 집, 혹은 사후에 사는 집

으로 대별이 가능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이걸 통합해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국고고학은 말짱 도루묵이다.

이 패턴-내가 언제가 규정하듯이 그랜드 디자인이다-을 통합해서 이해하지 않으니 따로국밥이다.

그것을 통합해야 봐야겠다는 꿈을 꿔 본다. (2018. 1. 4)



집. 이 장면에 등장하는 집만 해도 기능 형태 등등에 따라 수백 가지라 다만 그 어떤 경우에도 집에 대한 정의는 그 모든 것을 포섭해야 한다.




***

내가 말하는 통합적 이해란 이른바 학문간 통합도 포함한다. 저에는 민속학 역사학 등등을 아우른다.

또 저에는 빠졌지만 '집'에 대한 정의가 들어가야 하며, 나아가 그에 정좌하는 주체가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어, 동물일 경우 '우리' '마굿간' 같은 항목을 아래다 설정하며, 이 집이 고정형인가 이동형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거니와 요새는 특히 조립형 주택이 유행함으로써 더욱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따라서 종래 집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정주定住라는 개념에서 장소 고정성에 따라 부동산과 동산으로 구분하며, 후자의 경우 해체복원형인 텐트라든가 조립식주택을 하위 배열하고, 전자의 경우 아파트나 연릭주택과 같은 공동 거주형을 둔다. 물론 부동산도 더러 이사를 한다는 점은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집이 일순간 혹은 상당기간 고정하는 일을 정주定住 혹은 정착이라 하며 그것을 옮기는 일을 이사라 한다. 계절성 혹은 잦은 이사를 유목한다 하며 그런 일을 습속으로 하는 사람 혹은 그 무리를 유목민 혹은 유목인이라 한다.

개념이 서지 아니하면 똥이 된장으로 둔갑하며 분류가 되지 아니하면 잡석과 옥석이 혼효한다.



혼 혹은 그 대용의로의 신주 혹은 초상이 사는 집을 사당 혹은 신사라 한다.



돌이켜 보면 한국학은 개념할 줄 모르고 분류할 줄도 몰랐다. 나름 하기는 한다 했지만 빵꾸난 통발과 같아 엉성하기 짝이 없어 한단지보에 다름 아니었다.

학문을 세우는 길은 정확하며 그리하여 물샐틈없는 그물을 짜는 일이다.

아! 죽기 전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려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