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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적당히>
1404년(태종 4) 7월 20일, 왕명으로 경상도에 출장 나간 김단이라는 분이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죽었다. 이는 <태종실록>에 나올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경상도 경차관慶尙道敬差官 김단金端이 옥주(沃州, 옥천)에 이르러 갑자기 죽으니, 임금이 듣고 불쌍이 여겨 내수(內竪, 환관)를 보내어 그 집에 조문弔問하고, 쌀과 콩 30석을 하사하였다. 김단의 아우 주서注書 김위민金爲民에게 명하여 역마驛馬를 타고 옥주沃州에 가서 장사지내게 하였다.
그런데 이분이 왜 죽었느냐? 그 다음 대목을 보면....
김단이 청주淸州를 지나는데, 청주 수령이 소주燒酒를 권하여서, 김단이 과음過飮하였던 까닭이었다.
이때는 희석식 소주가 아니고 순 증류식 소주였다지만, 도대체 얼마나 들이부었길래 사람이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일까?
혹 너무 독하게 증류되어 에탄올이 메탄올로 바뀌었거나, 김단 이분이 알콜 분해효소가 없었거나, 술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달려오는 달구지를 못 봤다거나 셋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하여간, 뭐든 적당히 해야지 過하면 안 된다는 사례를 여기서도 본다.
(사진: 술을 증류해 소주를 만드는 데 쓰던 소줏고리. 제주에서는 소줏고수리라고도 한다.)
*** Editor's Note ***
고주망태 퍼 마신 데는 청주인데 죽은 데는 옥천이란 점이 좀 수상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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