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여의도 53배 산림 잿더미…463개 시설 소실, 7천330명 대피(종합)
2022-03-06 19:15 요약beta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1만5천420ha 산림 피해, 455명 임시주거시설…"인명피해 발생 없어"
헬기 106대·차량 854대·인력 1만8천954명 투입…특별재난지역 선포
피해면적 2000년 이후 최대…올들어 산불 발생 작년 2배 육박
이는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53개가량 모인 규모다.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2만1천597배에 달한다.
항용 언론이 쓰는 비유인데, 그래 피해 면적이 얼마다 라고 하면 실감이 나지 않으므로 저런 식으로 표현한다.
고고학 발굴현장에서는 항용 스케일 바라는 걸 쓰는 이유랑 근본이 같다. 스케일바란 간단히 말해 크기를 가늠하는 자를 말한다.
예컨대 나 같은 구닥다리 세대에는 익숙한 30센티미터 대나무 자를 준거로 쓴다면, 무슨 유적이나 유물을 발굴해 놓고 그 크기가 이만큼이다는 걸 보여주고자 저 30센티미터짜리 자를 옆에다 꽂거나 나란히 뉘여서 그 크기를 독자가 가늠케 한다.
하지만 이 스케일바가 지닌 결정적인 함정은 생동감이 전연 없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동전을 많이 썼다. 10원짜리나 100원짜리 혹은 500원짜리 동전을 놓아서 크기를 가늠하게 했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는 있어 그 동전도 시대에 따라 크기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나는 조크용이기도 하지만 자주 담뱃값이나 라이터를 놓아서 크기를 가늠케 한다. 문젠 라이터도 크기가 요샌 천차만별이고 담뱃값도 담배 종류에 따라 다르다. 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어찌할 것인가?
일본 사람들은 그 옛날엔 사람을 옆에 세우는 방식을 즐겨 썼다. 그 옆에 서는 사람은 대개 현지인이었다. 조선사람이 대표였다. 물론 조사자 스스로가 서는 일도 있다. 이것도 문제가 있어 그때랑 지금이랑 신장이 왕청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그 어떤 보고서에서도 그 사람 키가 얼만지 기록해 놓은 데가 없다.
이는 결국 비교에 따른 가늠을 독자들한테 부탁하는 방식인데 저 우리 공장 기사는 물론이고 여타 언론사도 보니 이번 울진삼척 산불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애초에는 축구장으로 논하더니, 그걸로는 어쩔 수가 없다 생각했는지 이제는 여의도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여의도를 아는 사람이야 그 크기가 대략이라도 가늠되겠지만 여의도를 맨해탄이랑 구별도 못하는 사람이 천지라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당장 울 엄마만 해도 여의도는 구경도 못했고, 어딨는지도 모른다!!!!
울 엄마 같은 사람들한테는 평방미터도 필요없고 평도 필요없고 오직 마지기만 있을 뿐이다. 이번 산불에 탄 면적이 논으로 치면 백 마지기다 이런 식으로 말해야 어느 정도 수긍한다.
축구장도 문제다. 축구장 어디를 기준으로 하는 것인가? 축구장은 네모치고서 선수들이 뛰는 그 공간, 다시 말해 그것을 벗어나면 경기가 중단되는 그것을 말하는 듯한데, 웬걸? 그게 축구장이야? 축구장은 천자만별이라 그 크기도 범위를 규정했을 뿐 그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길이만 해도 예컨대 100미터가 될 수도 있고 90미터가 될 수도 있다.
또 관중석까지 합친 스타디움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축구장이다. 하지만 스타디움 뿐인가? 아니다. 스타디움을 포함한 일정한 구역을 일컬어 정확히는 축구장이라 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축구장은 선수들이 뛰는 그 공간만을 말하는 듯하다.
뭐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 축구장 몇 배건 여의도 몇배건 열라!!!! 아주 열라!!! 크다!!!! 이렇게 생각하면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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