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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친일파는 대한민국에서 '번성' 하였는가

by 초야잠필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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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성하였다'라는 것과 '일시적으로 살아남았다'는 말.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것인데 해방전후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이 두 가지를 서로 혼용해 쓰는 경우를 본다. 

일제시대 일본군과 경찰에 몸담던 사람들이 해방 이후에도 계속 같은 일을 했다. 아니 더 승진했다. 

이 주장을 남한의 친일권력론 근거로 삼는다. 

따지고 보면, 

미군정기와 이승만 정권기, 일본군 출신과 일제시대 경찰 중에는 신생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군경 직위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이 있다.

숫자도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친일파는 청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완전히 틀린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이 '친일권력'은 그 후 대한민국에서 번성했는가? 

이것은 해방후 '친일군경'이 살아 남았다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묻건데, 

한국군과 경찰에서 인맥을 해방이후부터 현재까지 쭉 따라와 보았는지? 

소위 '친일인맥' 인물들 인맥은 그후 계속 이어져서 현재까지 도달하는지? 

필자가 보기에는 해방 직후, 친일파란 대한민국에서 '번성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살아 남았던 것'이다. 

그리고 대략 1960년 경에는 해방이후 세대에 의해서 교체가 시작되어 1980년 이전에는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왜? 

대한민국의 엘리트 충원 방식이 친일인맥이고 뭐고 대대로 내려가게 놔두지를 않기 때문이다. 

해방이후 대한민국의 엘리트라고 하면 결국 학맥과 돈인데, 

이 두 가지는 늦어도 80년대까지는 친일파와는 무관한 세력들이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학계의 경우 독립초기에는 경성제대 출신들이 존재하였지만, 이들은 50, 60년대를 거치면서 학계에서 해방이후 세대에 의해 완전히 대치되었다. 

이들은 경성제대 출신의 선배들에 대해 일말의 학맥 의식이 있는가.

천만에. 

이것은 다른 분야의 '친일인맥' 역시 마찬가지이다. 

해방 전후시기의 친일인맥....정말 그 친일인맥이 지금의 대한민국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면, 

해방이후부터 친일인맥을 따라 내려와 지금 어느 누가 그것에 해당하는지, 전체 대한민국을 실제로 그 친일인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확실한지, 

실증적으로, 증거에 입각해서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일각에 친일세력 후신이 남아 있다면 왜 그것을 낱낱이 추적하여 지금까지 까발리지 않겠는가? 

해방직후 소위 친일인맥이란 그후 대한민국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모두 쇠퇴하였고 주류에서 실체도 알아볼수 없게 결국 사라졌기 때문이다. 

나이 앞에 장사없고, 세월 앞에 영원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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