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쓴 바 해방 정국에서 일본군 출신이 몇 명, 만군 장교가 몇 명, 일본육사 출신이 몇 명 따져보고
참모총장, 사단장에 일본군 출신이 있냐 없냐 따져보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
군부의 경우 쿠데타 두 번에 왕창 물갈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첫 번째 쿠데타인 5.16 당시 주체는 육사 5기와 8기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군 출신은 초기에 이미 군문에 들어와버려 5기생에는 이미 상당히 희소해지며 이 중 특히 8기 (김종필 전 총리의 기수)는 일본군과는 거의 무관한 기수였다.
두 번째 쿠데타인 80년대 신군부는 잘 알려진 것처럼 육사 11기가 주축이었는데, 이는 정규 4년제로는 제1기로
입학이 1951년이며 일본군 출신은 이미 들어올 사람은 다 군문에 들어와 버린터라 뒤늦게 입교하여 편제된 일본군 출신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 기수가 해방 후 세대로서 제대로 된 미국식 군사교육을 받은 첫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신군부가 1980년 쿠데타로 집권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의 물갈이가 왕창 이루어졌다.
쿠데타라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삼는 한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임이에는 틀림없지만,
이 두 번의 쿠데타를 거치면서 건군 당시의 한국군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인맥이 군에 포진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사실 이러한 '물갈이'는 군부만 그런 것은 아니고 학계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의 경우도 일본과 학맥이 닿아 있는 전전세대와 달리
1950년대가 되면 이미 미국 쪽 학맥으로 갈아탄 세대가 나오기 시작하였고
특히 1955년에서 1962년까지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의해 한국 교수들을 미국에 데려다가 집중 교육시켜 귀국시킴으로써
학맥 자체가 일본계에서 미국계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게다가 유학파들이 대거 교수로 기용되면서 상황은 더욱 급변하였다.
오늘날의 한국을 정의하는데 있어서 과연,
'친일파'라는 것이 유효한 개념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각 분야마다 해방이후 이런 격변이 2-3회 일어나 그때마다 깡그리 물갈이 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유신지사'의 죽음 (1) 살아도 같이, 죽어도 같이 (0) | 2023.09.12 |
---|---|
일제시대의 지식인 [33]: 김경승 (0) | 2023.09.11 |
친일파는 대한민국에서 '번성' 하였는가 (2) | 2023.09.10 |
이승만과 김구는 해방정국의 YS-DJ (0) | 2023.09.10 |
2024년 1월 19-22일 : 남아시아 고고학회 (2보) (0) | 2023.09.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