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하면 온라인에 뜨는 사진이다.
이 사람 인생과 그 문학은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각설하고-.
이 사람의 머리에 두른 띠에 보면 써 있는 글이 "칠생보국七生報國"이라는 것인데,
이를 "일곱번 다시 태어나도 나라에 보답한다"라고 번역하는 경우를 보는데,
정확한 번역은 나라에 보답하는게 아니라 덴노, 일본천황에게 보답한다가 맞다.
이 말은 일본 남북조시대에 남조의 무장으로 덴노편에 섰던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1336)가 죽기전 한 말에서 유래한다.
"일곱번 태어나도 덴노 편에서 서겠다" 결국 그 소리인데,
이 이야기가 메이지 이후 구스노키 마사시게가 무사도의 정화로 추앙받으면서 이 말이 각광을 받아,
이차대전 중에도 일본군이 애용하는 문구가 되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미시마 유키오도 머리띠에 이 말을 적어놨다.
따지고 보면,
조선의 선비이건 일본의 사무라이건 다 마찬가지인데,
일곱번 태어나도 누구편에 선다, 라는 말은 매우 부자연 스러운 말이다.
선비건 사무라이건 자기에게 베푼 이에게 갚는 것이다.
그래서 임금에게 녹을 먹은 선비라면 그 나라가 망할 때 목숨을 내놔야 하겠지만,
그런 의리가 없는 사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
이게 동양적 충의 개념이다.
칠생보국이면 환생하여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어도 전생의 인연에 따라 또 모시겠다는 것인데,
환생하면 어디에 태어날 줄 알고 칠생보국을 한다는 말인가?
매사에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신의를 지키는것,
그게 조선이라면 선비이고 일본이라면 사무라이다.
다음 생에서는 또 다른 인생이 만들어질 것이고 또 다른 인연이 만들어 질 것이고 거기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칠생보국은 집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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