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한 바와 같이
필자는 지난 30년의 연구가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우선 물리적으로 정년이 가까와 지면서 지금까지 연구방식이 더이상 불가능한 시기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는 점이 하나요,
또 다른 하나는 방법론적으로 자연과학적, 의과학적 연구가 필자 평생의 주제에 대해 완벽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 근본적 이유가 있었다.
이를 바꾸자면 결국 필자 역시 인문학이라는 분야로 넘어가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관심 분야가 넓어질수록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이 경우에도 사실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있다.
흔히 한가지 전공분야보다 두 가지, 둘 보다 셋, 많은 전공분야를 섭렵할수록 그 연구는 보다 사실에 가까와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대로 여러 분야를 섭렵하면서 그런 전문적 수준을 유지하기가 극히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통섭적 연구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예로 독서계에 최근 관심을 끌었던 유발 하라리를 들 수 있는데,
이 사람은 필자는 전혀 면식이 없는 사람이지만, 책으로만 놓고 본다면,
가지고 있는 관심사 폭에 비해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연구자다.
성급한 평가일지도 모르겠지만, 과대평가된 사람이라고 본다.
대개 포괄적 연구라는 방법론을 취하게 되면 하나만 든 칼이 두 개가 되므로 이도류-. 쌍칼이 되어 강력해 지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본 검도에서 왜 쌍칼 들고 설치는 이도류보다 결국 일도류가 주류가 되었겠는가.
흔히 이도류는 미야모토 무사시 정도 되는 사람이나 제대로 구사한 기법이었다는 소리가 그 쪽에도 있는 모양인데,
마찬가지로 여러 분야를 섭렵하고도 전문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셈이 되겠다.
만약 여러분야를 섭렵하여 관심사는 넓어지지만 전문성을 유지하는데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 그 최종 종착점은 구라빨 외에는 남는게 없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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