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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어느 '유신지사'의 죽음 (1) 살아도 같이, 죽어도 같이

by 초야잠필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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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유신지사'라고 하면 메이지 유신기에 반막부 운동을 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출신성분이야 정말 다양했는데 유신지사의 상당수가 당시 무사계급 중 하류에서 다수 나왔다는 이야기는 이미 한 바 있다. 

대개 우리나라로 친다면 조선시대 중인과 잔반 계급쯤 되는 사람들이다. 

일본의 에도시대라는 것이 중앙의 막부, 지방의 번이 빈틈없이 조직되어 사무라이들은 어느 한 조직에 속하여 자신의 직역을 받고 대대로 봉록을 타먹도록 되어 있었다. 

이런 '대대로 취직한 직업'으로서의 번사 (번의 사무라이)의 위치를 박차고 나와 막부를 타도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소위 '탈번낭인'이라고 부르는데, 메이지 직전 시기에 한해서 본다면 바로 이 '탈번낭인'은 '유신지사'와 동의어였다. 

이 탈번낭인은 하급무사들이 주류이긴 했지만 무사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농민출신도 상당히 많았다. 물론 먹고 살만한 부농의 자제들인데, 
앞에서도 썼지만 신센구미의 대원 중에는 이런 농민출신이 많았다. 

이 탈번낭인=유신지사 중에는 혼자 고립되어 있지 않고 무리를 지어 기숙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들은 스스로 규율을 정해놓고 군대 내무반 같은 생활을 했다. 

그 규율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마치 요즘 조폭처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으니 만약 무리의 동의 없이 도주하는자는 죽는다'

라는 규율도 당연히 있었다. 

일본의 모든 사람을 막번체제로 묶어 놓은 시대에 번을 탈주한다는 것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직역을 팽개친다는 것이고 결국 이는 실직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를 '탈번낭인'이라 하는데 소위 유신지사들 중에는 '탈번낭인'이 많았다.



*** Editor's Note ***


필자가 말하는 탈번이란 닷빵 脱藩 だっぱん 이라 부르는 말로  에도시대 번藩에 속한 사무라이인 번사藩士가 자기 나와바리인 번藩을 벗어나 낭인浪人이 된다는 뜻이다.

이 낭인이 영어로 들어가 로닌이 된 것이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가 있다.

이들이 훗날 민비 시해에 관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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