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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쿠푸王 大피라미드와 홍해문서

by taeshik.kim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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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는 사해문서 Dead Sea Scrolls 가 아닙니다. 홍해문서 Red Sea Scrolls 입니다.

이집트 본토와 시나이 반도를 잇는 고대 항구 유적지 와디 엘-자르프 Wadi el-Jarf 라는 곳에서 2013년에 프랑스 IFAO와 파리-소르본 대학교 + 아시우트 대학교 공동 고고학팀이 발굴한 파피루스 문서들에 붙은 이름입니다. (편집자주 - 저자가 Wadi el-Jarf 라 쓴 지명을 영어권에서는 Wadi al-Jarf 라 표기함을 본다. 그 위치가 아래와 같이 표시됨을 본다.
 
 

28°53'30.0"N 32°39'30.0"E · Ras Gharib, Red Sea Governorate, Egypt

Ras Gharib, Red Sea Governorate, Egypt

www.google.com

 
 
이외에도 홍해에는 메르사 가와시스 Mersa Gawasis 라는 유명한 항구가 있었고 수에즈 인근에는 아인 수크나 Ayn Sukhna 라는 또 다른 항구 역시 존재했습니다.

홍해문서를 작성한 사람들은 고왕국시대 제4 왕조 쿠푸 Khufu (기원전 2589-2566년)의 大피라미드 Great Pyramid 건설에 직접 관여한 서기관입니다. 그러므로 홍해문서는 大피라미드 건설과정과 작업자와 감독관들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헌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홍해문서 파편

 
특히 홍해문서에 포함된 「파피루스 A」와 「파피루스 B」는 고대 이집트어로 “아페르 aper” 라 불린 “작업팀”에 속한 “자 za” = 소규모 “작업조 phule”를 관리하던 메레르 Merer 라는 중간관리가 작성한 업무일지입니다.

이들 문서를 통해 총 160명으로 구성된 “작업팀”이 각각 40명으로 구성된 4개 “작업조”로 다시 세분했으며 이들 “작업조”는 고대 이집트의 일주일에 해당하는 10일 단위로 상당히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들 “작업조”가 10일 단위로 한 작업에는 大피라미드가 위치한 기자 Giza 고원 인근 석회암 채석장인 투라 Tura 에서 석재 운반하기, 와디 엘-자르프에서 홍해를 건너 시나이 반도에 위치한 구리 광산 세라빗 엘-카딤 Serabit el-Khadim 으로 이동하여 각종 지원 업무 수행하기, 삼각주 지대에 항만시설 건설하기 등이 포함됩니다.

 

홍해문서 파편

 
이들이 나일 강이 범람하는 넉 달 동안 투라 채석장에서 기자의 건설현장으로 옮긴 석회암 블록이 무려 750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렇다면 20년이 넘는 쿠푸 왕 재위 기간에 이들이 운반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암 총량은 약 2만 개에 달합니다.

이를 통해 숙련된 소규모 “작업조”만으로도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일이 가능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193쪽).

또한 이들 숙련 “작업조”에게는 풍족한 물자가 공급되었는데 파피루스 기록을 종합하면 매달 초 1천킬로그램 빵이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케르”라는 약 48리터짜리 밀가루 부대 40개로 만든 1천킬로그램 "베세트 beset" 라는 빵을 한 달에 해당하는 30일과 “작업조” 구성인원인 40명으로 나누면 대략 0.83킬로그램이 됩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고대 이집트 작업자들의 표준 빵 배급량과 대략 일치합니다(182-183쪽).

아울러 홍해문서에는 이들이 빵과 맥주와 같은 기본적인 배급은 물론,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아마포 등을 보너스로 지급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Wadi al-Jarf

 

한편, 기자 피라미드 남쪽에 위치한, ‘노동자의 마을 Workers' Town’ 이라는 별명이 붙은 헤이트 엘-구랍 Heit el-Ghurab 에서는 과거 피라미드 노동자들을 수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길쭉한 방 gallery 들이 발굴되었었는데 이 방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딱 40명입니다.

이를 통해 홍해문서에 언급한 “작업조”들 역시 기자에 머물 때에는 여기서 숙식을 해결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229-230쪽).

이런 검증과정은 종종 이미 알려진 고고학적 유적과 새롭게 발굴된 문헌학적 기록이 일치하는 순간, 요컨대 고고학과 문헌학의 ‘짜릿한 콜라보’를 구현시켜줍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상당한 지적 쾌감을 경험했습니다.)
 

쿠푸왕 피라미드와 주변 무덤. 이걸 보면 무덤으로 통하는 길은 동쪽에 마련했음을 본다.

 

홍해문서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들께서는 아래 링크에 소개된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홍해문서를 계기로 大피라미드는 외계인이 만들었거나 초고대문명 잔재라는 오랜 헛소리들은 물론, 폭군의 압제 하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개미떼처럼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는 대중의 잘못된 고정관념 역시 해소되기를 기대합니다.

 

파라오 쿠푸. 띨빵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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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문서 #대피라미드 #쿠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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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畏友 유성환 박사 글인데, 가져오면서 내가 관련 도판을 첨부해 재편집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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