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보첼리 Andrea Bocelli 가 제법 연세 꽤나 있는 줄 알았더니, 1958년 9월 22일생이라 하니, 요즘 저 나이라면 노장 축에도 들지 못하니, 1947년 생 나훈아보다는 물경 열한살 아래요 1950년생 조용필 옹보다도 한참이나 어리다.
그러고 보니 내 세대가 저 이름을 각인하는 Time To Say Goodbye, 곧 이제는 우리가 찢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노래를 Sarah Brightman 과 듀엣으로 발표한 때가 1995 혹은 96년이니, 한창 때였음을 알겠다. 이 무렵이면 내가 팝계를 완전히 은퇴(?)했을 때인데 어찌하여 유독 저 노래만이 나한테 강렬하게 남았는지 계기가 기억에 없다.
아무튼 그럼에도 저짝 사람들은 미국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쉰, 나아가 60넘어가면 훨씬 팍싹 늙는 모습이라, 근자에 모습을 드러낸 그 역시 그 연배보다는 훨씬 더 나이 들어보임은 어쩔 수가 없다.
그는 성악을 했지만, 정통 클래식에 머무르지 않아 팝을 넘나드니, 그런 까닭에 흔히 그를 팝페라 싱어라 하거니와, 결국 저 우리가 이제는 찢어져야 할 시간도 그 축에 속한다 하겠다.
그가 밀라노 두오모 텅빈 대성당에 섰다. 현지시각 부활절인 12일에 공연을 진행했으니, 말할 것도 없이 관중 하나 없는 실황이었다. 그 공연을 영어로는 Music For Hope 라 했다니, 그 장소적 상징성, 그리고 그것이 개최된 시기 상황을 고려할 적에 이것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자 함임은 말할 나위가 없겠다.
밀라노가 어떤 곳인가? 코로나19가 유럽을 침공할 적에 그 전진기지로 삼은 이태리 북부 롬바르디가 최번성 도시라, 이곳을 시발로 유럽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모했으니, 그렇게 시작한 흑사병 공포는 언제 끝날 줄 모르고 여전히 활활 타는 중이다. 더구나 안드레아는 이태리인이다.
텅빈 대성당에서 오직 오르간 연주자만 참여한 이 공연에서 그는 '생명의 양식', '아베 마리아', '장엄 미사', '천주의 성모', '어메이징 그레이스' 5곡을 불러제꼈다. 이는 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저 신성공간, 그리고 관광객 불러제끼는 그런 관광명소가 쥐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 폐허로 돌변하고 말았으니, 그런 데서 울려퍼진 노랫 가락이 조금은 더 장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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