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판문점회동에 즈음한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대통령 발언들에서 시종 이상한 점이 틈만 나면 전임 버락 오마바 대통령과 그의 민주당정권을 씹어돌린다는 대목이었다. 오마바 얘기 꺼내지 않고서도 본인 얘기 충분히 전달할 터인데, 아주 오바마를 들먹이며, 오마바와 그 민주당정부를 엿먹이고자 하는 발언을 했으니,
연합DB
如컨대, 문재인 대통령과의 합동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President Obama wanted to meet, and Chairman Kim would not meet him,” “The Obama administration was begging for a meeting. They were begging for meetings constantly, and Chairman Kim would not meet with him.”
옮기면 "오마바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고자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려 하지 않았다." "오바바 행정부는 (김정은과의) 한번 만나자고 간청했다. 그들은 줄곧 그런 회담을 간청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아했다"는 정도가 된다.
한국말로 옮겨 잘 드러나지 않는 대목이 있으니, 예컨대 그가 구사한 "wanted to meet"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며, "would not meet him"이란 말도 우리 생각하는 그런 무미한 뜻이 아니라, 뿌리쳤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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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만남을 오바마와 그 민주당 정부가 애걸복걸했다고 주장했다. beg라는 표현 자체도 외교적 언사에서는 쓰기 곤란한 말인데 굳이 이 말을 씀으로써, 오마바와 민주당 정부를 거지로 만들었고, 더구나 그런 거지 행각이 was begging 혹은 were begging이라 하면서 간단없이 진행됐으며, 그런 뜻을 다시금 constantly라는 부사를 동원함으로써 더욱 강화하고자 했다.
어제 판문점회동을 보면, 정치가 다시금 이벤트라는 금언을 상기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보기가 없다 할 정도로 그 전범이라 할 만하다. 느닷없는 제안에 느닷없은 수락, 그리고 느닷없는 장면 연출을 미국 언론에서는 대체로 비판적인 논조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거니와, USA TODAY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아예 이번 회동을 "a made-for-television event with more symbolism than substance", 곧, 실질보다는 상징이 큰 텔레비전을 위해 만든 이벤트"라는 표현을 썼다.
말이 상징이지, 간단히 말해 보여주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는 어제 기자회견 자리를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다가 오바마를 씹는 말들을 들으면서, 이번 회동이 역시나 내 예상대로 미국 대통령선거용으로 기획됐음을 직감했다. 트럼프 정치가 요상한 점이 그래 이 이벤트는 선거용이다는 사실을 만천하게 공개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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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라면 대개 이런 목적이 누가 봐도 감지된다 해도, 그것을 되도록 숨기고자 하며, 그에 따라 갖은 감언이설로 그 이벤트를 숭고하게 만들고자 하는데 견주어, 트럼프는 그래 맞다, 이 이벤트는 대통령선거용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자리 빌려서 민주당 정권을 비판한다고 과감히 선언한다.
이런 직설어법이 어느 정도 지금까지는 성공을 거두지 않나 나는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런 논법을 통해 애걸복걸해도 김정은을 만나지 못한 오바마와 오바마 행정부에 견주어 나 도널드 트럼프는 아무 때나 김정은을 만날 수 있으며, 더구나 그래서 실제 오늘까지 두 번이나 만났다는 점을 선전한 것이다.
이는 이른바 북한문제를 트럼프가 대선가도 재선에서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명징한 보기라 하겠으며, 따라서 향후 실제 대통령 선거가 임박할 때까지 그가 북한문제를 계속 선거용으로 쓰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준 선언이라 하겠다.
본척만척 연합DB
그건 그렇고 트럼프가 저리 나서자, 과거 오마바 행정부에서 일한 사람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간단히 말해 저런 트럼프 말은 거짓이라는 것이며, 실제 오바마는 김정은과 만나려 한 일 자체가 없다고 트럼프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예컨대 오마바 정부에서 Deputy National Security Adviser for Strategic Communications를 지낸 Ben Rhodes는 문제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다가 “I was there for all eight years. Obama never sought a meeting with Kim Jong Un. Foreign policy isn’t reality television it’s reality.”라 했으니, 내가 8년간 죽 오바마 정부에서 있었지만, 오바마는 결고 김정은과 만나려 한 적이 없다면서, 대외 정책은 리앨러티 텔레비전(다시 말해 예능?)이 아니다. 그건 리앨러티다고 비판했으니, 이는 트럼프의 판문점회담이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바마정부에서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를 역임한 James Clapper 또한 CNN애 출연해 단호하게 부인하면서 "그가 도대체 어디서 그 딴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I don’t know where he’s getting that)”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오바마정부에서 북한 관련 문제에 관여한 사안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단 한 번이라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려 했는지, 그런 의지조차 있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 민주당 오바마정부 대북 관계 종사자들에 의하면, 오마바 정부는 김정은과 오바마의 회담 자체에는 관심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대북관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말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나는 본다. 분명한 것은 오바마정부에 견주어 훨씬 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문제에 민감하다는 것이며, 그런 까닭에 이 북한문제를 대통령선거에서 어케든 이용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시금석이 되리라도 섣불리 상상해본다.
또 보제이 연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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