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가를 방문하고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30분에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적에, 한국 역시 아연 긴장할 수밖에 없었으니, 현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들을 종합할 적에 코로나19가 창궐 수준에 이른 한국발 미국입국을 전면 금지한다는 조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했기 때문이었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장에는 미리 부통령 마이크 펜스 Vice President Mike Pence 등이 대기하고 있었으니, 왜 부통령이 동석했을까 하는 의문은 이내 풀렸으니, 트럼프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I'm going to be announcing exactly right now that I'm going to be putting our vice president Mike Pence in charge" "Mike will be working with the professionals and doctors and everybody else that's working on the team." 라 함으로써 그를 이 사태에 대처할 미국정부 대응팀을 지휘할 권한을 부여한 까닭이다.
이런 일을 하게 될 펜스를 일컬어 트럼프는 "the coronavirus tsar"라 했다. 유머를 잃지 않은 셈인데, 코로나바이러스를 때려잡는 "짜르"에 견준 것이다.
암튼 이날 회견에서 초미의 관심은 확진자가 쏟아지는 한국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까에 모아졌는데, 현재로서는 여행금지가 당장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라 하면서 이렇게 부연했다.
"At the right time we may do that. Right now it's not the right time."
적절한 시점에는 그리 해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는 아닙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진심이 담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South Korea has been hit pretty hard, Italy's been hit pretty hard"
한국은 타격이 심대하고, 이태리 역시 타격이 심합니다. 라고 했으니, 의아한 점은 그러면서도 여행금지와 같은 극약처방은 공식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그의 성정을 미뤄서는 당장 전면적인 여행금지라고 때려도 성이 차지 않을 텐데, 이리한 까닭에는 분명 목적이 있다고 본다. 뭔가 노림수가 있다는 뜻이다. 그 노림수를 달성하기에는 미국민의 안전을 도박에 건 일대 모험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는 타고난 장사꾼 맞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여실히 확인한다.
그가 노리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한국이 피로 맺은 동맹국이라서? 네버 에버 라고 본다. 그의 노림수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right time이 언제인지 볼 것이다. 왜? 그는 장사꾼이니깐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보건사태 전반을 트럼프는 어찌 보고 있을까?
이날 기자회견을 보면, 시종일관 의외로 담담했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의외였다. 호들갑을 떨었어야 할 법한데, 그렇지 않았으니, 뭐 인도에서 갓 돌아와 피곤해서였겠는가?
미국에 국한하기는 했지만, 트럼프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The risk to the American people remains very low. The level has been very low and those people are getting better”
그러면서 미국 자랑을 늘어놓았다.
“We have the greatest experts in the world right here, the people that are called upon by our country when things like this happen. We are ready to adapt and we’re ready to do whatever we have to as the disease spreads if it spreads.”
“We are totally prepared. We are ready, willing and able”
한마디로 미국은 끄떡없다 이거다. 코로나여 올 테면 와라. 다 때려잡을 테니깐 이런 자세다.
한데 오늘 기자회견을 내내 시청하면서 내가 시종 이상한 점이 있으니, 그가 느닷없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이야기하는 이 자리에 독감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그는 이 분야 아주 유명하디 유명한 어느 전문가 이름을 대면서, 그 사람한테 이야기를 들으니 이랬다고 한다.
“I was really amazed and I think most people are amazed to hear it, the flu in our country kills from 25,000 people to 69,000 people a year. That was shocking to me,”
내가 정말로 놀랐다. 내 생각에는 이런 말 들은 사람은 대부분 나처럼 놀라리라 본다. 독감 말인데, 우리나라에서 그걸로 매년 죽는 사람이 2만5천명에서 6만9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게 나한테는 충격이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모든 관련 보도가 이 대목을 허심히 넘기던데, 나는 이 대목이야말로 이번 코로나사태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시선 혹은 생각이 들어있을 것으로 본다.
내가 오독했을 가능성도 있으니, 순전히 내 느낌이지만, 그가 바라보는 사태는 이렇다.
어차피 다른 독감으로는 미국에서 대략 매년 5만명 정도가 죽는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런 수준의 독감으로 보면 된다.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라 해서 유별난 전염병으로 보지 않는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독감과 그에 따른 폐렴으로 어차피 저만치 죽어 나간다. 코로나바이러스도 유별나게 취급할 필요가 없다.
이는 물론 그의 속내이고, 이런 속내를 그가 다 드러낼 수 없어, 입이 근질근질해 굳이 저 독감 얘기를 꺼내는 방식으로 에둘러 표현했다고 본다.
그의 회견 전문은
***
지금 찾아보니 이런 점들을 우리 공장 화성돈 특파원이 지적했다.
사망자 속출하는데…트럼프 독감환자 흉내에 웃음바다 된 회견(종합)
송고시간2020-02-27 14:35
이영섭 기자
코로나19 직접 연관 없는 '미국 유행병 대비 세계 1위' 자료 흔들며 한국도 거론
코로나19보다 독감 사망자 많다며 불안 불식 주력…취임 후 브리핑장 두번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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