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로 밥먹고 살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 써 본다면,
한국문화라는 것이 그렇게 죽자 살자 원형을 바꾸면 안될 정도로
고유한 것인지 옛날부터 상당히 의심스러웠다.
예를 들어 요즘 들어 많이들 재현하는 조선시대 의례-.
이것 태반이 조선시대 사대부들에 의해 복원된 이른바 "고례"로
한국에 원래 있었던 것들이 전혀 아니다.
친영례?
이건 한국에 없었던 것을 주자가례가 보급되면서 사대부들이
박약한 문헌 근거에 덕지덕지 살을 붙여 만든 것 아닌가?
지금 복원된 거의 모든 전통의례가 전부 다 그렇다.
사대부들의 무덤?
주자가례 복사판인데?
사대부들의 옷?
그냥 이건 건너뛰겠다. 아시는 분들 다 아시는 이야기라.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그렇게 죽자 살자 목숨걸고 지켜야 할만한 "고유문화"라는건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말이다.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옷, 문화, 음식을 보자.
원래부터 한국에 있던 것이 얼마나 있는가?
조선시대도, 고려시대도, 삼국시대도 그랬다는 말이다.
모두 당시의 외래문화와 이전부터 있었던 문화의 혼용으로,
그 당시에도 아마 나름의 외래문화가 전통문화를 압도하면서
우리 조상들도 그 당시의 외래문화를 즐기며 살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외래문화냐 전통문화냐,
우리의 것이냐 남의것이냐를 그렇게 악착같이 가려야 할 필요가 있긴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단 말이다.
우리가 즐기는 문화가 옛날에도 있던 것이면 그것도 좋은 것이고,
다른 곳에서 들어온 것이면 그것도 그것대로 또 괜찮은 것이지
우리것이 좋은것?
신토불이?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
이런 배타적인 소리는 이제 고만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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