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박물관협회에서 사립박물관 및 사립대학박물관에 전문인력(교육인력, 학예인력)의 인건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한 인력들이 박물관에 잘 다니고 있는지 감시도 하고(실제 인력비를 허투루 사용하는 기관이 많기에 올해부터는 한국박물관협회측에서 안면인식기를 지원사업 기관에 모두 부착하였다) 분기별로 불러 전문 교육도 시켜주고, 이렇게 연말이면 각 기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내년에는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인력이 곧 예산이기에 사립박물관에서는 매우 단비같은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온양민속박물관도 필자 포함 두 명이 이 지원사업을 통해 근무를 하고 있다.
감사한 이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하에 지원사업에 해당하는 기관 인력이 사업비 혜택을 받은 지 2년이 경과하면 더이상 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다시말하면 새로 지원하는 전문인력에게 우선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다시 말하면 실업자가 된다.
오마이갓!
신규일자리 창출!
“경력을 쌓을 곳이 있어야 경력란에 경력을 적죠!“ 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안다, 나도 그랬고 처음 사회에 발을 딛는 누군가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소중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신규’라는 정의가 모호하다. 전문인력에 지원할 수 있는 신규는 일단 학예사 자격증 소지자여야 하고(석사 이상이어야 하고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한다) 박물관 경력이 있어야 한다.
중고 신규인가?
바뀐 이 제도는 누구를 위한것일까.
일자리를 찾는 중고 신규?
좀 쉬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구나 싶은 기존인력?
신선한 뉴페이스를 원하는 박물관?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있다. 무엇을 목표로 이렇게 제도를 바꾸었는지도 알겠다. 제도나 법은 최전선에 서 있는 실무자들을 따라오기에 느린 이유를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겠다.
그럼 이 제도를 통해 최소한 누군가는 웃어야 하지 않을까. 실무에 있는 사람, 기관을 조금만 더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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