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내가 간여하는 부문 얘기 좀 해야겠다. 다름 아닌 한류 얘기다.
이른바 k-wave라는 흐름은 방탄소년단이 대표하는 대중문화가 선도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fact이어니와,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알 수 없다.
언젠간 말했듯이 지금의 그것은 논자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략 3차 운운하는 것으로 안다. 이 흐름이 나는 단기로 끝날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는 오래간다.
그만큼 k-pop 파워가 세고, 또 지속이라는 셈인데 이 시점에서 하나 확실한 건 이 역시 언젠가는 막을 내리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 종국이 두려우니 이른바 범정부 차원에서도 한류 범위를 확장하려고 몸부림하는 거 아니겠는가?
좀체 어울릴 것 같지 아니하는 한류기획단이라는 회사 조직을 내가 맡으니 누가, 아니 솔까 많은 사람이 묻기를 그게 뭐하는 초직이냐? 방탄이는 보냐 하기에 내가 그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그에 대해 나는 언제나 반농담 반진담으로
나는 방탄이를 한류로 생각 안한다. 한국의 역사문화가 한류핵심이라고 본다.
고 말이다.
물론 이 점에서 내가 그럼 방탄이 대표하는 작금 k-pop을 한국의 역사문화 자산으로 보지 않느냐 하면 네버에버라, 다만 나 역시 대중문화 중심 한류는 언젠가는 포말처럼 사라지고 마는 신기루라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둔다.
이소룡을 남상으로 삼고 성룡 홍금보가 이었다가 주윤발 장국영 류덕화 왕조현이 꽃을 피운 홍콩영화가 그랬고 라틴 혹은 카브리해를 원천으로 삼는 레게음악이 그랬으며 인상파들이 환장했다는 일본발 우키요에가 그랬다. 지금 보면 잠깐이지만 당대로 보면 저들은 참 오래 지속했다.
자포니즘은 결국 스시와 일본도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으니 내가 바라는 한류는 우키요에가 아닌 스시와 일본도다. 찰나가 아닌 영속 혹은 장기長期를 어느 정도는 보장하는 킬러 콘텐츠다.
나는 그것이 그 나라 역사문화자원이라 본다. 如컨대 그 나라가 지금은 볼품없으나 이집트가 내세우는 피라미드와 미라, 그리스가 내세우는 파르테논 신전 같은 그런 거 말이다.
저와는 국가 사정이 다르기는 하나, 그래도 프랑스라 하면 뭐니뭐니 해도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이며, 영국이라고 하면 뭐니뭐니해도 브리티시뮤지엄과 빅밴이고, 이태리라고 하면 뭐니뭐니해도 콜로세움과 폼페이라 할 것이니, 저들이 살아있는 한 그 국가가 누리는 상징가치는 영원하거나 오래오래 갈 것으로 나는 본다.
한류한류 우리는 작금 대단한 것으로 선전하고, 또 그리 알며, 실제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냉혹히 따져야 할 것은 우리한테 피라미드가, 루브르가, 브리티시 뮤지엄이 있는가다. 실질과 상징 모두로서의 국가대표 킬러상품 말이다. 나는 그것이 실제 있는가 없는가를 지금 묻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상징이라는 말을 굳이 집어내는 까닭은 저들이라고 해서 자연히 주어진 그 무엇이 아니라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인 까닭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없다면, 없는 그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나한테 그런 작은 기회가 주어졌으므로, 그런 자리에서 하나를 만들어냈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첨부한 사진 캡처들을 봐 주기 바란다. 어제 물끄러미 혹시나 해서 저것들을 훑어보다가 처참함이 밀려들었다.
이집트? 우리는 한류한류 해서 호들갑하는데, 저들이 내세우는 이집톨로지는 우리가 견줄 수도 없는 거대한 에베레스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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