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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결코 忠과 孝가 합치할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집에선 부모한테 효도를 잘해야 임금한테도 충성할 수밖에 없다는 유교윤리 2천년 역사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孝와 마주한 忠은 고양이 앞 쥐와 같았다. 忠은 처절하게 패배했다.
그렇다고 孝 역시 일방적 승리를 구가했는가?
孝 역시 타격이 적지 않아 자체 분열을 일으켰으니 왜적 앞에선 부모 버리고 마누라 자식 그리고 애첩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이 민감한 변화를 조선의 지식인들과 권력은 알았다.
그걸 가장 민감하게 캐취한 이가 내가 보는 한 우암 송시열이었다.
(2017.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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