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느 방송 뉴스를 보는데 서울 폭염의 증거 중 하나로 아스팔트 온도가 있었다.
그에 갖다댄 수은주를 보니 56도였다.
서울 폭염이라 할 때 우리가 체감하는 온도가 실은 이 아스팔트 온도다. 어제 서울 최고 기온이 36점 몇 도라 해서 올시즌 최고였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을 무대로 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늘 서울기온이 얼마라고 기상청이 발표하는 수치는 어디서 잰 것일까?
지금 기상청 헤드쿼터는 동작구에 있다.
그 전은 종로구 송월동 1-1번지였다.
적십자병원 뒤편 언덕, 지금의 서울시교육청 바로 옆이다.
이에서 잡은 터를 기상청이 옮겨간지는 2000년 무렵 아닌가로 기억한다.
당시까지 발표하던 서울시 기온은 바로 이 기상청 자리 어느 귀퉁이에 설치한 온도계의 온도다.
기상청 이전 당시 이 온도계도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리되면 그 이전 각종 기상 통계수치가 비교자료로써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같은 시각이라 해서 서울은 기상 조건이 다 다르다.
온도도 다르고 강수량도 다르고 적설량도 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지금 이 순간 광화문 앞 아스팔트 도로가 56도라 치지만, 그 인근 청계천만 해도 수면 위가 다르고, 그 둔치가 다르며, 그 바로 위 아스팔트 도로가 또 다르다.
하늘이 두쪽 나도 기상관측소는 같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연평균 기온이나 강수량 적설량 등등의 기상 관측 자료가 비교 자료로써 의미를 지니는 법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원칙과 기준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20여년 전 기상청 출입기자 시절을 떠올려 누구나 다 아는 얘기 뇌깔려 보았다.
(2016. 8. 22)
***
저 옛 서울기상관측소를 가면 그 마당에 각종 나무가 있으니, 표준목이라 해서 개화 시기를 잡는 표준으로 삼는다. 서울에서 개화하는 시기라 할 때 그 기준이 된다.
이 표준이 흔들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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