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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호신불은 과연 존재할까? by 김태형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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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의문을 품었던 문제다. 출근해서 메일을 보니 해외소재 불교문화재 소개 동영상이 있기에 살펴보다가 문제제기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절터 등지에서 발견되는 소형 금동불상을 대부분 호신불, 호지불이라 부르면서 가지고 다니면서 자시를 보호해주는 부적처럼 지니고 있던 불상이라고 아주 당당하게 설명들을 하고 있다.

혹은 석탑에서 발견되면 탑의 사리장엄구로 제작해서 넣었다고도 한다.(이 사례는 황복사 삼층석탑의 예가 있다)

과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들 설명은 정말 어느 정도 정확도나 신빙성이 있는 걸까?

참 이상한 건 호신불이라면서 불상의 전면은 멀쩡한데 뒷면은 대부분....다 아시는 애기지만 좀 그렇다.

불상의 몸통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좌 부분도 뒷면은 매단히 엉성하게 뭔가 하다만듯 처리되었다.

이건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황복사 석탑 출토 금제 불상들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어쩌면 황복사 불상도 처음부터 탑에 넣기 위해 만들었던 건 아니라고 본다. 사리함 명문이 있지만 불상 납입연도와 석탑 조성연도가 차이가 있다.

하다못해 지금도 사찰 인등용 불상의 경우 앞뒤가 다 잘 제작되었다. 뭐 당시 기술수준을 운운한다면 말다했지만.

명백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 애시당초부터 뒷면을 보여줄 생각이 없는 불상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광배부착용이 대부분이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아미타불 목조 광배에 그 흔적이 잘 남아 있고 실제 그 불상이 있는 불단에서 다량의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금강산 유점사 53불의 사례도 잘 살펴보아야 할 대목이다. 유점사 불상들을 보면 조성시기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얼마전 불교관련 아카이브와 한국사관련 아카이브를 검색했다. 호신불(호지불)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 불상들이 호신불이었다면 앞뒤가 올바르게 처리가 되어 있어야 했다.

불상을 들고 악마의 무리에게 보여주면 뭐 악귀들이 다 도망가나....뭐 영화에 나오는 십자가냐.....

탑에서 나오는 불상들의 상태에 대해 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사리장엄구의 일환으로 조성된 게 아니라는 사실은 금방 알수 있지 않은가.

고려시대와 그 이후 몇몇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탑안에 봉안할 목적으로 불상을 만든 사례가 몇이나 될까. 아마도 거의 없다고 본다.

대부분은 시주자 개인이 원당에 봉안한 불상을 넣은 게 아닌가 한다.

아무튼 단언을 하지만 호신불은 없다. 스님들이 먼거리를 왕래할 때 몸에 지닌 불상 또한 없었다.

두타행을 수행하는 스님들 일부는 불상을 지니고 특정한 장소에서 수행을 한 예가 있지만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았다.

아무튼 작은 금동불상의 조성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불상 양식이 문제가 아니라 왜 만들었느냐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사진은 부석사 무량수전 불단에서 발견됐다가 도난당한 불상들)

***

글쓴이는 송광사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다.

나아가 이정우 선생 전언에 의하면 미국에서인가 이런 일이 있다 한다.

요즘 아마존에서 파는 소형 불상은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준다 해서 집안에서는 동/북동쪽을 향하게 놓으라고 하죠. 보통 집에서 놓지만 자동차에도 놓거나 여행갈 때 가져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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