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백이라는 말만큼 신라사를 왜곡하는 괴물은 없다. 화백和白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는 두루 이야기해서 뭔가 합의를 도출한다는 뜻이거니와, 신라가 이런 협의체를 구성해서 국가 중대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첫째, 이런 식으로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 국가 정치체는 없다는 점에서 신라 화백이 독특한 점은 눈꼽만큼도 없다.
둘째, 이 화백을 신라 왕권의 미성립을 증언하는 것으로 압도적으로 간주하나, 이 역시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화백과 관련해 유일한 증언이 《신당서》인가 《구당서》인가 《책부원구》 라는 중국 기록으로 알거니와, 그에 의하면 신라 조정에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반대를 하면 정책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첫째,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모든 회의는 한 명이 깽판치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역시 하등 눈꼽만큼도 유별난 대목이 없다.
둘째, 이를 원탁회의로 간주하니 첨부사진 첫 번째가 그것이다.
신라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정책을 진짜로 이런 식으로 회의해서 결정한 줄로 안다.
한데 이 화백이라는 괴물은 그 괴력이 넘쳐나서, 영일 냉수리 신라비와 울진 봉평 신라비가 발견되니깐 그걸 화백과 연결해서 설명하기를, 봐라 신라에서는 王이라 일컫는 자들이 7명이 있었느니 하는 망발로 발전한다.
저게 무슨 화백이란 말인가? 웃기는 소리 좀 그만 했으면 싶다.
냉수리비에서 7명이 공론共論해서 무슨 판결을 했다 해서 7명이 동등한 발언권을 지닌 것으로 간주하거니와, 이 무슨 개뼉다귀란 말인가?
내가 말했듯이 그건 이 결정에 관여한 결재라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 최종 결정권자는 지도로 갈문왕 한 명이 있을 뿐이다.
봉평비 역시 마찬가지라, 최종 결정권자는 모즉지왕이다.
화백? 원탁회의?
김대문이 말하지 않았던가? 마립간은 말뚝왕이라고. 두 줄 말뚝을 세우고, 그 말뚝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이가 바로 마립간이다.
마립간이 무엇인가? 그건 바로 경복궁 근정전을 보면 단박에 안다. 첨부사진 두 번째, 종9품에서 정1품에 이어지는 저것이 바로 말뚝이다.
저 두 줄 말뚝 한 복판에 위치하는 이가 바로 말뚝왕 마립간이다.
이 말뚝왕을 너무나 우습게 바라본다.
저 말뚝왕이 꿔다논 보릿자루란 말인가? (201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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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주장이 버젓이 팩트인양 각종 신라사에 군림한다.
그런 너희가 누구더러 사이비역사니 유사역사라 삿대질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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